좀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전 온지 하루만에 오지인 쉐어메이트를 따라 두 곳의 클럽을 가봤고,

학교에서도 여러 국적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답니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누구든 호주에 오기전에는 외국인 친구와 영어로 대화하는 상상을 하곤 했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않거든요.

다들 서로 다른 시기에 와서 곧 떠날 사람도 있고 하기때문에

진심으로 친해지기도 쉽지않고, 수업시간외에도 같이 어울리는일이 드물죠.

또 케언즈는 확실히 일본인이 많아서 일본인친구를 사귈 수 있는건

어느 학원이건 쉬울지 몰라도 유럽애들이랑 친해지기는 쉽진 않은데요,

저는 운이 좋게도 처음 들어간 반에서 너무도 착하고 이쁜 스위스 친구를 만났답니다.

그녀의 이름은 록산!! 스위스 프렌취고 나이는 19살입니다.

어찌나 마인드가 동양애 같은지 같이 어울리는 동안에도 문화적 차이는 거의 못 느꼈답니다.

소위 서양애들은 개인주의적이고 자기꺼 건드리는 거 싫어하고, 음식 나누어 먹는 거나

이런거 더럽다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 아이는 다릅니다.

한국 음식도 잘 먹고, 같이 나누어 먹는 문화도 이상하다 생각 않고, 마음도 여리고....

그 마음 여린게 문제가 되서 이 사진 속 날도 헤프닝이 벌어졌는데요,

일본인 친구가 곧 일본으로 돌아가야 되서 마지막으로 같이 술한잔을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PUB 앞으로 엄청난 크기의 바퀴벌레가 지나갔죠.

대부분의 여자들이 소리를 치며 도망갔고 일본인 남자애가 신발로 바퀴벌레를

잡으려고 하자 록산 왈...

" He is alive!!! "

결국 몇 명은 잡으려고 실갱이, 록산은 살려주려고 실갱이..

지금 이 사진이 그날의 헤프닝이랍니다.

손으로 바퀴벌레도 덥썩덥썩 잡는 록산..;; 하긴 우리집 쉐어메이트를 봐도

서양인들은 벌레가 자기한테 오지 않는 이상 거의 그냥 둡니다.

일부러 죽이거나 하지 않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보는 것만으로 싫지만...;;

그래서 이 날도 결국 풀어줬답니다.

이제 곧 록산도 스위스로 돌아가야하기때문에 헤어져야 하는데요,

가슴이 아프지만 다른 한국인들 말로는 이런 헤어짐이 곧 익숙해진다는군요.

왜냐면 일본인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비자로 많이 오기때문에

짧은기간만 하고 가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만 비행기값 아까워서 라도 오래있다가는 거죠..;;

어쨌든 친구들을 언젠가 다시 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오늘은 일본으로 돌아간 친구에게 메일이라도 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