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 저 여행 고만 뒀습니다. 제가 뭐 그렇죠..
그렇지만 맘 안 맞는 유럽인과의 여행은 너무 힘들더이다. 휴~
제 여행기를 다 써내려가기엔 요즘 제가 너무 정신이 없는지라,
다음기회로 미루고요- (대신! 사진과 함께 자세한 여행정보를 약속드립니다아-)

지금 저는 시드니에 있는데요, 시드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 처절한 하루하루를 보고할까 합니다.
시드니..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니까 크고 사람많으리라 예상은 했습니다.
간혹 시드니가 호주 수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지금도 찔리는 분들 계시죠?ㅋ)
그.러.나.. 이건 정말 문화적 충격입니다ㅋ. 너무 큽디다. 너무!!! -_-
제가 케언즈에 너무 오래 살았던 걸까요?
와.. 정말 다양한 인종, 다양한 국적.. 로컬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왠만하면 다 자기네 나라 말쓰고요,
중국인들도 진짜 많고, 한국인들도 진짜 많고...
호주를 처음 오는 사람들은 시드니는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 확실히 했습니다. 
말걸면 죽여버릴테다.. 분위기의 사람들..
집값은 강남 저리가라..;;
(120불내고도 4명이 한방에 사는건 기본, 화장실은 6-7명이 함께 써야되고요..)
길을 물으려고 익스큐즈미- 한마디하면 다들 뭐? 왜? 이런식으로 처다봅니다.
뭐 그럴만도 하겠죠.. 어디 관광객을 좀 많이 봤겠습니까..
그치만 저는 살기 좋은 케언즈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여행도 시골로만 다녀서..
그런 분위기가 당췌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하여간, 첫 날은 그냥 저냥 백팩에서 짐풀고 하루보내고요..
(백팩은 두리하우스라고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면 유명한 한국인 백팩커구요,
하루에 20불, 일주일에 6인실은 104불, 8인실은 99불입니다. 저렴한 가격도 가격이지만
빵과 쌀을 공짜로 제공한다는 장점때문에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옵니다. )
 
둘째 날부터 아는 사람은 다 만나보고 정보를 모았습니다.
백팩커에 같이 머무는 사람들에게서도요..
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도 로컬잡이 하고 싶거든요,
한국인들밑에서 일하면 잘해봐야 10불.. 그러면서 일은 진짜 빡세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역시나 로컬잡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더군요.

1. 하우스키퍼
시드니에 호텔 무.진.장 많습니다. 그러나 말했다시피 사람들도 무진장 많죠.
말인 즉슨, 케언즈와는 달리 한국인아니더라도 하우스키퍼 할려는 아시아계통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발음이 필리핀 따갈로그식이든 어쩌튼간에 다들 영어도 좀 하구요..
그래도 한번 뚫어보겠다는 생각으로 무모하게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어플리케이션폼받고
이력서 뿌렸죠. 그런데 왠걸..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여기는 시드니.. 역시나 케언즈와는 달리 대규모 잡에이전시들이 이미 자리를 꽉 잡고있어서
혼자서 발품팔아 뚫는다는건 천번에 한번 있을까 말까..

2. 크루즈
시드니하면 야경! 야경하면 크루즈 아니겠습니까..?
달링하버나 오페라하우스 앞으로 관광객들이 빠글빠글.. 득실득실..
관광객중에 아시아인 비율도 높고요, 일손도 많이 필요한 편이고요..
그래서 크루즈에서도 가..끔 아시아계통사람들을 쓴다는 정보를 입수!
레쥬메를 들고 기세좋게 찾아갔습니다. 아무나 붙잡고 일하고 싶다고..
어디로 가면 되겠냐고.. 사무실로 가라대요..
그런데, 사무실이 어딘지 모르겠어서 좀 헤맸습니다.
겨우 찾아내서 갔더니만은.. RSA있냐? 없으면 안된다..
RSA가 뭔지도 모르는 저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게 뭐냐했더니만, 밤에 크루즈에서 웨이츄레스를 하려면
술을 취급하기때문에 그게 꼭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뒤져본 결과..
RSA(Responsible Service of Alcohol)라고 돈 85불을 내고 시티에서
하루만 교육받으면 주는 자격증이 있더라고요..
돈을 주고라도 따서 다시 도전을 해야하느냐는 고민에 빠졌죠.
딴다고 해서 일이 구해진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죠..

힘드리란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ㅠㅠ 이틀을 별 소득도 없이 이력서들고 하루종일 돌아다녔더니
어찌나 피곤한지.. 그냥 한국인 밑에서라도 일하면서 투잡, 쓰리잡 뛰는 게 현명한걸까..
하는 생각이들더군요. 일을 구한다음에 쉐어를 구해서 나가려는 생각이었던지라
언제까지 백팩커에 살아야하나.. 막막한 마음도 들고요..
한국으로 확 가버리고 싶은 생각까지..ㅠㅠ

그런데 오늘 본다이비치쪽에 다녀온 뒤로 마음이 좀 나아졌습니다.
같은 백팩커에 사는 동생이 관광을 온지라 본다이비치에가는 관광버스티켓을 공짜로 줬습니다.
(2층으로 된 조금은 신기하게 생긴 버스입니다. 그런데 한번에 30불.. 막이래-_-)
그래서 다녀왔는데요, 바다도 너무 이쁘고 시티에서 30분정도 나간건데도
동네 분위기도 시골같고 (물론 본다이졍선 쪽 시내는 또 시내같습니다만..)
사람들도 시티보단 훨씬 친절하고..(제 취미는 길묻기거든요.^^)
어쨌든, 기분이 아.. 여기면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일부터 구하자는 생각이었던 저.. 과감하게 쉐어부터 찾기로 방향을 급선회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연찮게 괜찮은 집도 구했고요.

본다이쪽도 집값이 싼편은 아닙니다. 케언즈가 워낙에 쌌기때문에 거기에 비하면요..
그래도 시티처럼 10명이 한 집에 살고.. 이런건 아니여서..
그런 아파트도 있긴 한 것 같은데요..
제가 들어가기로 한 집은 일본인 2명, 체코인 1명, 프랑스인 1명, 그리고 저...
이렇게 살게 될 것 같습니다. 주당80불이라서 정말 싼건데.. 문제는 거실쉐어라는거.. ㅠㅠ
그리고 일본인이 주인인데 굉장히 친절한 아저씨라 조금 부담스럽긴 합니다만,
싸고 한국인이 없다는 점에 과감히 결정했습니다.
왜냐면 여행하고 백팩커에 지내고 하면서 워나 불편한 잠을 많이 잤더니
거실쉐어도 뭐 하면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케언즈에만 살았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리고 또하나 마음이 가벼운 건, 아무래도 겨울이다 보니
본다이 쪽이 비수기이긴 한데 레스토랑에 웨이츄레스를 구한다는 광고는 꽤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다들 RSA를 필수로 치는 분위기길래, 과감히 오늘 RSA 질렀습니다.
뭐 돈 들여 땄는데도 잡이 안구해지면 할 수 없이 한국인잡해야죠.
그래도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것 보다야 낫다고 생각하렵니다.

아직 이사도 간 건 아니고, 백수이긴 하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후회는 없습니다.
노력하다보면 잘 되겠죠 뭐.. 아직도 6개월은 호주에서 더 비비다 가야 하기에..ㅠㅠ
케언즈가 그립지만, 케언즈사람들이 이곳으로 내려오면 제가 자리잡고 있어야 하기에..ㅋ
그럼 다들 저를 보러 본다이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