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여간의 길고 길었던 홀리데이(이제는 가끔 이런 단어를 어떻게 한국어로

바꾸어 말해야 좋을지 헛갈릴 때가 있다^^;; 연휴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를

그냥 호텔과 집에서만 빈둥거리면서 보냈던 악몽같은 추억을 뒤로 하고... ㅠㅠ

드디어 간만에 좀 외출다운 외출을 하게 되었다. ㅋㅋㅋ

세부로 연수를 오려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통해서도

이미 상당히 익숙해져 있을지도 모르는 곳이지만,

오늘은 한국의 남산타워와도 비슷한 세부의 전망대 Tops 에 다녀왔던 얘기를 해볼까 한다.

 

Tops에 방문했던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첫번째에는 1:1 티쳐와, 그 일가친척, 심지어 그녀의 이웃집 애기들까지,ㅋㅋ

그녀의 첫째 오빠의 차를 이용해,

너무 많은 인원이 탔던 나머지 탑스의 높다란 경사길에서

차가 올라가기를 힘들어 했을 정도로 심하게,

김밥처럼 올망졸망 끼워눌려 모여앉아 갔었고,

요번에는 같이 온 친구 미나리와 함께 외출길에 올랐다.

 

탑스에 올라가서 멋진 경치를 즐기며 맥주 한잔 캬~ 하고

주전부리를 즐기면 세상 남부러울게 없을거란 생각에

우리는 일단 SM몰 슈퍼마켓에서 병맥주와 먹을 것을 좀 샀다,ㅎㅎ

 

탑스에 가기 위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곳에 가는데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냐는 것인데,

처음에 갔을때 티쳐 덕분에 아무 고생 없이 너무 편하게 다녀온 나머지

나 역시 이번에 좀 골치를 썩어야 했다.

내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승용차가 있는 사람과 함께 갈수만 있다면 그보다 편할 수는 없을거고^^;

단순히 탑스까지 올라가는데에는 일단 택시, 오토바이 2가지 경우가 있겠다.

MTM이라는 학원에서는 탑스가 아주 가까워서 그 앞까지 가서

오토바이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세부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학원의 학생이

지프니를 타고 거기까지 가서 또 오토바이를 갈아타고 하는 등의 절차는

좀 번거롭기도 하고 까다로울 것 같아서 택시를 1순위로 추천하는 바이다.

 

첫번째 탑스를 가보았을 때, 이미 사방이 너무 깜깜해 있었던 나머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사정없이 아름다운 야경 외에는

(물론 Tops의 진짜 매력은 야경인지라 낮과 밤 중에 하나 선택하라면

두 번도 고민 하지 않고 밤을 추천하겠지만)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던 데다가 사진을 찍기도 굉장히 곤욕스러웠어서

요번에는 어스름한 낮부터 가서 해가 지는 것부터

하나둘씩 불이 켜지고, 마침내 깜깜한 야경이 빛날 때까지 머물고 오고 싶었던 마음에

SM몰에서 3시 반쯤 좀 일찍이 길을 나섰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왜 탑스를 가는데 교통편이 가장 중요한가.. 하면...

바로 돈과 관련되기 때문^^;;;

오토바이는 내가 안 타봤으니 어떤지 잘 모르겠고....

세부에서 얼마나 지냈느냐에 따라 택시비를 흥정하는 기술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기서는 택시기사가 외국인을 상대로

부르는게 값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충 요즘 세부 분위기를 보니까,

아주 바가지를 씌울 심산이 아닌거라면 택시 기사들 사이에

출발지에서 탑스까지, 그리고 탑스에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려주고,

다시 탑스에서 출발지까지 데려다 주는데 600페소 정도를 요구하는 것 같았다.

택시 기사에 따라서

기다려주는 시간 만큼 시간당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듯 했고,

영어를 잘 못하는 택시 기사의 경우에도 very very far를

잔뜩 구겨쓴 인상과 함께 남발하며^^; 800 페소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듯 했다.

아무래도 세부에 연수 온지 얼마 안된 사람은

일단 한국 물가로 대충 환산해서 계산해본 뒤, 그 정도는 지불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으레 귀찮은 절차 없이 수락을 해버리니까

바가지를 쓰기가 한 순간일 듯 했다. 특히 신혼 부부랄지....

그러나 최소 2-3개월 정도 머물었던 연수생이라면 아마 알 것이다.

약 1000페소 정도의 돈이 여기서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작용될 수 있는가를... -ㅁ-

좀 여럿이만 뭉쳐서 간다면, 보홀, 반타얀, 말라빠스꾸와, 모알보알, 카와산

등등은 당일치기로 거뜬히 나누어 내서 다녀올 수도 있는 돈이 아니던가...

그리고 very very far를 강조하는 것에 비해서

막상 가보면 그~~~~ 렇게 심하게 멀지도 않다^^;;

다만 경사가 좀 있어서, 차가 후져서 덜덜 거리면 좀 안쓰럽고 힘들어 보인달까,ㅠㅠㅠ

(참고로 이번에 우리가 그랬다, -0-;;)

 

 

어쨋든 우리는 SM몰에서 출발하여 탑스 올라가는 길 근처에 있는 

나름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라떼골라'에 들러서

저녁을 먹는 동안 1시간을 기다려주고, 다시 탑스에 올라가서

최대 3시간을 기다려주고^^;; 다시 우리 최종 목적지인

디플로멧 호텔까지 데려다주는 악랄한 계획을 토대로 -ㅁ-;;

25년간 철저히 몸에 밴 짠순이의 기질로 악랄한 가격까지 몰아붙여

최소 600페소에서 최대 800페소까지 지불한 계획으로 들이댔다.

택시를 대신 잡아주는 관리인이 있는 SM몰 앞에서 흥정을 하는 것은 좀더 까다로웠다.

쇼부를 치고 있는 동안에 계속해서 다음 택시가 와서 빵빵대는 관계로...ㅠㅠ

그래도 나름은 믿음직스럽게 대신 필리핀어로 설명해주는 관리인 덕분에

어떻게 저떻게 쇼부를 쳐서 기분 좋게 750페소의 가격에 택시에 올랐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관리인에게는 750페소에 전부 그렇게 해주겠노라고 설명하고 우리를 태워놓고는

기다리는 1시간당 얼마를 더 쳐줄꺼냐고 계속 추가요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두 포함된 가격인줄 알고 탔다고 하는데도

계속해서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얼마를 더 줄껀지를 물었다.

그럼 얼마를 원하냐고, 먼저 말을 해보라고 해도

계속 우리더러 먼저 말을 하란다, 그러면 자기가 가격이 적당한지를 봐서

올리던지 내리던지 하겠단다. -ㅁ-

우리는 아예 무료인줄 알고 탔으니 지금 상당히 당황스럽다고,

그러니까 먼저 말해보라고 해도, 무조건 막무가내다,ㅠㅠㅠㅠㅠ

토탈 100페소 정도까지는 더 팁을 줄 의향이 있었기에

(말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시간당 20-30페소를 쳐주겠다고 하니 그저 도리질이다.

얼마를 더 원하냐 물어도, 계속 결국 같은 말만을 무한반복 하고 있다,ㅠㅠㅠ

결국 같이 간 친구 미나리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우린 내렸다-_- ㅎㅎㅎ

원래 내리면서도 기본 요금 정도는 요구하는 택시 기사가 있을 수도 있을 듯한데,

어쨋거나 우린... 그냥 내렸다-ㅁ-ㅋㅋㅋㅋ

 

공짜로 내렸다고 무작정 좋은 것만도 아니었다.ㅠㅠ

그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낯설은, 허허벌판 도로 한 복판에 그냥 떨어져버렸다 -ㅁ-

결국 다시 쇼부를 치기 시작했다.

일단 750페소에 한번 쇼부를 쳐본 이상, 사람 욕심이 끝이 없는지라

그 이상을 요구하는 택시기사는 무조건 비싸다고 그냥 보내버렸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어느새 4시 반이 다 되어버렸다-ㅁ-

영어도 곧잘 하고, 핸드폰도 있고.. 차도 깔끔한 편인 택시 기사들일수록

오히려 얄쨜 없는 것 같았다.

결국 영어도 서툴고, 핸드폰도 없고, 인상도 약간 위험하게 보이고....

차에서도 심하게 기름 냄새가 가득하고, 시트도 좀 많이 지저분해보이는^^;;

택시로 어째저째 운이 좋게 750페소에 쇼부를 쳤다.

처음엔 1000페소를 달라고 하다가 비싸다며 그냥 차문을 닫을려고 하니

점점 900, 800이 되더니 결국 우리가 요구한 가격이 되었다-ㅁ-

 

혹여나 이 글을 보고 탑스에 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기왕이면 그래도 즐겁게 여행하려고 하는거고,

가는 길도 꽤나 짧지 않은데...

돈을 쪼끔 더 내더라도 약간 깔끔한 차를 타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기름 냄새가 심해서 머리가 아플 정도긴 했으므로...

 

흥정은 힘들었지만, 흥정 끝의 결말은 나쁘지 않았기에

나름 뿌듯하고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탑스길에 올랐다.

길지 않은 여정 끝에 '라떼골라'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사실 탑스 근처에 Mr.A라는 레스토랑이 유명하다고 하길래

그곳에 갈까 했었는데, 예상치 않게 1:8 티쳐가 이 곳을 추천해준 덕분에

갑작스럽게 목적지를 바꾼 것이었는데, 그곳은 그야말로.... 정말... 최고였다!!

음식맛은, 그냥.. 맛은 있지만, 그다~~ 지 특별할 것은 없는 정도??

피자는 씬피자라서 굉장히 담백하고 바삭하니 고소했고,

스파게티는 내가 까르보나라를 워낙 좋아해서 시켰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원래 면보다는 걸쭉한 소스를 좋아하는데,

국물이 거의 없이 걸쭉해서 좀 아쉽긴 했다.

그래도 수많은 종류의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가 있는 것 같았고,

음식은 대체적으로 다 맛있는 것 같았다.

문제는.... 바로 전경이었다!!!!!!!

음식맛도 최고처럼 느껴지게 한 것은 바로 이 레스토랑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경..!!

탑스까지 굳이 안 가도 되겠다고 싶을 정도로 무지무지무지무~~지 멋졌다.

내가 간 날은 날씨마저 고맙게도 좋았는지,

막탄섬으로 가는 다리 2개와 막탄섬 너머까지 거의 생생하게 다 보일 정도였다.

식사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주는 에피타이져도 나름 매력적이었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음식보다도 그게 제일 맛있다고 하던데...

바삭바삭, 소스도 매콤하니 나쁘진 않았다.

주문한 피자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2조각을 나누어 잘라

기다리는 동안 배가 고플 택시기사에게 콜라와 함께 보내주었다.

직접 주면서 생색 좀 내고 싶었는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레스토랑 매니져가 직접 줘버려서 좀 아쉽긴 했지만,ㅎㅎ

그래도 뜨거울때 함께 나누어 먹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시간이 흘러간지도 모르게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다시 택시에 올라 탑스에 도착했다.

처음에 택시를 흥정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겨버린 나머지

어느새 사방에 검은 기운이 자욱...ㅠㅠㅠ

입장료까지 끊고 들어갔더니 벌써 새까만 야경으로 변해 있었다.

아쉬워라~~ ㅠㅠㅠ

어짜피 이렇게 야경만 봐야 했을 바에야

굳이 힘들게 3시간을 기다려 달라는 조건으로 쇼부 칠 필요도 없었던거 아닌가.... 흑

 

잊으려 해도 아쉽다, 아쉽다.. 하는 탄식은 절로 나왔지만,

아랑곳 않고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ㅋㅋㅋㅋ

기쁜 마음에 하도 오도방정을 떨면서 찍어대고 있으려니,

옆에서 같은 하얀색깔의 유니폼을 입고

남자들끼리만 열댓명 가까이 우글우글 모여

나름 열심히 멋지게 사진을 찍어댄다며 촐랑대고 있는...

처음에는 필리핀 사람들인줄 알아서 열라게

필리핀어로 시부렁댔었는데, 못 알아듣는 것 같아서

영어로 물어보니까 알고 보니 인도 사람들이었던, ㅋㅋㅋㅋㅋ

현지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워낙 별나게 차려 입고 가서 사진을 찍어대고 있으려니

보기에 좀 신기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ㅋㅋㅋ

먼저 '같이 사진 찍으까?' 했더니 좋~~~~ 다고

돌아가면서 찍어달래서 열라 열심히 찍어줬다, ㅎㅎ

 

지칠때까지(그 이상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댄 뒤

흐뭇한 마음으로 미리 챙겨간 맥주와 주전부리를 뜯어서

쩝쩝거려 주시면서, mp3로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당장 손에라도 잡힐 것 같은 반짝이는 별 아래서

멀리 막탄섬까지 보이는 반짝이는 야경을 바라보는 그 마음...!!

직접 해보지 않으면 정말.진짜.절대로. 모를꺼다,ㅎㅎㅎ

비싼 택시비만 아니라면..

홀로 외국 생활로 지치고, 영어공부가 지치고, 가족과 한국이 그립고,

마음이 울적할때 한번씩 뒷동산처럼 올르면 너무 행복하겠다 싶을 정도로...

정말 그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이 곳이 세부인지 한국인지 모르겠을 정도로,

탑스 위에는 다른 학원에서 온 듯한 다른 한국 학생들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나올 때 즈음엔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택시 기사들이 꽤 많더라.. 서로들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마도 얼마에 쇼부를 쳐서 왔는지 서로 경쟁하고 있었으리라...

 

귀여운 원숭이가 있는 보홀, 예쁜 바다가 멀리 보이는 많은 비치만큼이나..

세부에 오면 꼬옥~ 놓치지 말고 가봐야할 곳이라고 난 추천한다.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라떼골라' 레스토랑도 꼭 함께 가보시길^^

연인과 함께라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냥 아주.... 조아서 배쨀꺼다!!!!!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