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영어를 1년간 가르쳤었다던 앨리샤도 그랬었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너무 선생님들을 어려워한다고 얘기했었다. 선생님들을 존경하는 것은 자기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지만 선생님들을 무서워하거나 마치 다른 존재로 생각하는 듯한 것은 자기네들과 무척이나 다른 부분이라고.. 마냥 프렌들리한 분위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 그러나 미국인들이라 그런지 공과 사가 분명하기 때문에 오버타임 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고 자기의 시간을 헌신적으로 투자해서 학생들에게 좋은 시간을 갖게 해주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여기서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한달동안 맨투맨을 했던 몬태나와 마지막 날, 그녀 역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서로 약간 센치해져서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수업을 마쳤다. 내 시간표가 9시 30분부터 시작했었기 때문에 사실 그다지 일찍인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고하고 수업을 상당히 많이 빠졌었다. 50분 수업에 15분 정도가 늦어버리면 수업을 결석처리 해버리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 집이 다운타운에서 너무 떨어져 있었던 관계로 시간을 맞추려면 7시 45분 버스를 꼭 타야만 했다. 이 시각 역시 그리 빠르다곤 할 수 없으나 이걸 놓치면 전~혀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한번씩 늦게 오기도, 빨리 오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마지막 인사로 "The Bus God"이 너에게 미소짓길 바래~ 하면서 수업을 마치곤 했었다.

 마지막이니까 여러가지 얘기를 하고 하다가 내가 물었다. 그녀는 지금 UW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인데 왜 그 일을 하고 있냐고.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자기는 middle class보다 못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데, UW에 갈만큼 좋은 머리를 가지고 왜 그 일을 하냐는 한국적인 시각에서 질문을 했다. 한국과 미국의 다른 교육제도와 사고를 얘기하고 싶었던 것. University of Washington은 워싱턴 주에서 가장 좋은 학교이고 미국 랭킹으로 40위 안에는 충분히 드는 학교라고들 한다. 그리고 몇몇 학과들 경영, 의, 치대 계열은 특히나 유명해서 순위권 안에 드는 학교라고.. 근데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미국은 음악이든 연기든간에 한국처럼 고등학교때 예체능을 구별해서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능을 하는 학생들이라 해서 성적이 떨어지는 일은 전혀 없는 것 같아. 우리 학원의 다른 선생님인 크리스쳔의 경우 Uw에서 드럼을 전공하는데 Gpa가 4.5 만점에 4.3, SAT가 1200 이상이었다고. 유학생들이 점수를 많이 올려놓기 전인 10여년 전의 성적인데도. 그리고 몬태나의 경우에는 크리스천보다도 훨씬 좋은 성적이었다.

그래서 왜 의대나 치대,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머 너무 뻔한 대답을 해줬다. 연기가 하고 싶었다고^^ 그리고 자기는 피를 보면 기절하기 때문에 의, 치대 쪽은 전혀 가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ㅎㅎ 그리곤 여러가지 복잡한 이야기들, 자기도 돈벌이가 되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자리에 만족하고 있고, 몰랐었는데 지금 다니고 있는 UW의 드라마스쿨은 일년에 10명 정도만 뽑은 수천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것이고 NYC와 비슷한 전국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레벨의 수준이라고.. 머.. 얘기 듣고 보니 내가 괜한 걱정을 해준거 같아서 괜히 좀 그랬다 ㅎㅎ

 우리의 마지막 칫챗은 큰 결론은 없었지만 많은 얘기를 나누고 또 배운 시간이었길래 기억에 남았다. 잠깐 힘들더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을 다하면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을 것이라 다짐하며 헤어졌다. 오랜만에 생각하니 그녀의 다양한 표정들이 그리워진다..^^

몬태나와 함께

앨리샤, 발레리, 크리스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