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필리핀 바기오 지역의 헬프 어학원입니다. 제가 현재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먼저 영어를 공부하려고 왜 여기까지 와야 했나’ 에 물음을 갖겠습니다. 왜 왔을까요? 누구나 한번쯤은 필리핀 어학연수를 가기 때문일까요? 미국이나 캐나다는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일까요? 한국에서는 영어를 효과적으로 할 수가 없어 일까요?

먼저 요즘은 누구나 한번쯤 필리핀 어학연수를 갑니다. 맞습니다. 현재 네이티브 국가를 가기 전에 거치는 기본 영어적응 훈련을 하는 국가가 필리핀이 되었습니다. 그럼 기본 영어 적응 훈련만 가능한 곳일까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미국, 캐나다 보다 고급영어를 배우고 사용할 수 없을까요? 사실 따지고 보면 미국 혹은 캐나다 몇 개월 가는 돈으로 원어민 튜터 고용해서 한국에서 하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토익 그렇게 영어 공부해도 외국인 만나면 어버버버 하는 것은 백인들의 나라를 가야만 더 잘하는 것도 아니며 한국에서 토익 학원 다니면서 하루에 고작 몇 시간 지문 읽고 푸는 것으로만 되는 건 아닙니다. 헬프 어학원을 와서 느낀 점은 제일 중요한 것 은 영어의 환경에 얼마나 노출을 시키는 것입니다.

수기에 앞서서 쓰는 마닐라 공항에서 내려서 몇 시간 버스를 타고 오고 방은 호텔 스타일에 식사 깔끔하고 영양가 좋은 이런 등등의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몇 시간 버스 타는 게 당신의 인생에 그렇게 중요하다면 그냥 집에서 공부하고 방이 호텔 스타일을 원하면 돈 더 내고 호텔 가서 자고 자신이 방이 호텔처럼 깔끔한지 한번 생각해보면 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학원 도착해서 짐 풀었습니다. 애연가이기에 담배를 들고 교정을 나가니 시커먼 밤하늘에 별들이 무지하게 떠있더군요. 아마 영어에 무지한 사람만이 별을 보며 희망을 가지라는 예시가 아닌지 생각하며 쓸쓸하게 방에 돌아와 잠을 들었습니다. 토요일 새벽 도착 그리고 일요일 오리엔테이션. 저와 같은 기수의 약 150명의 학생들이 헬프 어학원의 규율과 규칙, 필리핀 비자 연장 등등의 설명을 들으며 지루한 일요일이 흘러갑니다. 여인들은 잘생긴 남정네 들은 어디에 있나, 남정네들은 어여쁜 여인들은 어디에 있나 찾는 시간입니다. 고로 규율과 규칙에 대해 정확히 배우기 보다는 흠 그때 그런 말을 했었지 하는 정도로만 기억에 남습니다. 예를 들어 데일리 테스트와 위클리 테스트에서 단어와 영어문장 패턴들을 틀리면 어쩌구 저쩌구 됩니다. 본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알게 됩니다.

월요일 아침 6시 55분에 기상이 울리고 7시에 시작하는 리스닝 클래스를 시작합니다. 레벨 배치 고사에서 운 좋게 레벨 4를 받아서 같은 레벨 4학생들과 CNN 리스닝 수업을 가집니다. 수퍼 동안 매니저 마이크의 지도에 따라 한명 한명 발음 교정과 해석, 개인 리딩, 단체 리딩, 리스닝, 개인 리딩, 단체 리딩 순서로 장장 40분을 타이트하게 몰아 부칩니다. 수업을 끝내고 밥을 먹으러 가는데 선임 학생들 대부분이 단어 책과 영어 책을 들고 있었습니다. 흠, 무슨 시츄에이션 일까? 걸어 다니면서 책을 읽는 것은 고시생들의 특권인데…첫날 데일리 테스트 약 100개를 상회하는 단어와 희한한 영어 문장을 외우는 것에 실패하며…. 자신과 자신의 뇌에 배신감을 느끼고 열심히 하고 또 시험을 잘 치는 자기보다 못해 보이는 학생들을(주관적인. 객관적으로 내가 더 못하지만) 보면… 어떻게 되냐.. 자연스럽게 책을 항상 들고 다니게 됩니다. 거기다가 넉 아웃 펀치로 틀린 개수 만큼 보증금에서 패널티 돈이 차감됩니다.. 돈 내고 공부하러 왔는데 왜 돈을 또 내야 하냐고 의문을 갖는다면 다 맞아서 돈 안내면 되고 뭣 때문에 여기에 왔는지 생각하게 되면 이제 영어고시생이 되게 됩니다. 몇 주 후에 확실히 느끼게 됩니다. 유혹이 많은 자율적인 학습보다 이러한 스파르타 시스템이 태생적으로 나약한 인간을 위해 영어를 위해서라면 100배 더 낫다고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