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날입니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새벽일 나가는 심정이 이런걸까요

처음 가보는 낚시 길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낚시에 앞서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들이나 지을 법한 포즈로
고기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우리의 정신도 혼미하게 해주네요.

오늘은 생선가게 쓰레기통에서 건진 물고기를
미끼로 쓰려합니다.

어망에 미끼를 잘 끼우고

저어 멀리 SALT 바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맞춰
클럽 댄스를 춥니다.

리바이스 청바지에 폴로티를 입으신,
평소엔 페라가모 신발을 신으시고
가방은 고작 70만원밖에 안한다는 프라다이며
(게다가 하나를 잃어버려서 두개 '밖에' 안갖고 있다는)
클러치는 샤넬, 운동화는 폴로, 잠옷은 랄프로렌을 입으시는
스타일 있는 여자, 우리 집 기준 상위 1%
[스타일 있는 여자] 진 벨입니다.

살짝 모자이크 처리를 요청하였으나
내가 무슨 필리핀 사무실에 있는 민석군도 아니고
나에겐 모자이크 기능따위 없다고 정중히 거절하였지요.
스타일 있는 여자, 진 벨 입니다.

누워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자태
상위 1%의 기본이죠.

작품명 'chu'
현대 여성의 욕망과 외로움을 잘 표현한 셀카 작품입니다.

작품명'가식 걸'
one and only source XOXO 어쩌고 저쩌고의 가쉽걸이 아닙니다.
가식적인 셀카는 가라! 예쁜 척 하는 모든 셀카쟁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지요.

요 틴에져님들은 정중히 함께 사진찍기를 거부했으나
우리의 작품 '가식 걸'을 보여주고, 원대한 뜻을 설명한 결과
기꺼이 동참해 주었습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소년, 유난히 심기불편해 보이지요.

진 벨님의 격한 애정이 못마땅한가 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작품 '인터네셔날 가식걸' 을 완성합니다.

자, 드디어, 이제서야, 겨우
목적에 충실해 보려 합니다.
글라스오브 샴페인은 상위 1%의 낚시질에 빠질 수 없지요.

절대로 참진이슬로가 아닌 샴페인이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추위를 느끼신 진 벨님은 은박 돗자리를 외투처럼 입으시고
상콤하게 윙크를 날려주셨습니다.
'스타일 있는 여자' 진 벨입니다.

저같은 서민은 은박 외투는 엄두도 못내고

수건한장에도 감지덕지 좋아라 합니다.

급 체력저하로..
늘 그렇듯 낚시만 가면 전 잠들게 되네요.
저는 대체 자면서 왜 웃고 있는 걸까요.

어쨌든, 저를 제외한 몇몇 분들의 도움으로

날생선 한마리와

아이스박스가득, 게를 잡았습니다.

밤을 새며 게를 잡고 집으로 돌아와 게를 찝니다.

 
먹습니다.

진 벨님은 약속이 있다며 게도 안먹고 소 쿨하게 나가버렸지요.
스타일 있는 여자, 진 벨과 함께한 게잡기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