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에는 유명한 비치가 산타모니카, 산타바바라, 롱비치 하여 3개 정도가 꼽힌다고 하는데 산타모니

카는 할리우드에서 30여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산타모니카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말리부 비

치도 있다고 하여 그 곳으로 바다 구경을 하기로 하고 잠이 들었는데..

무덥지 않아 좋기는 하나 꼭 우리가 이렇게 뭔가 경치 구경을 하러 갈때는 날씨가 그다지 좋지가 않다.

비가 오지는 않아도 구름이 잔뜩 낀 흐릿한 날씨.. 그렇지만 정해진 일정대로 가야하기 때문에 중간에 날

씨가 좋아질 것을 기대하면서 나왔다.

할리우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HOLLYWOOD사인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여 잠깐 들르기로 했

다. 할리우드가 엘에이 다운타운에서 독립된 도시 비슷하게 떨어져 나오면서 새로운 행정 구역을 나타내

는 표지판 역할을 위한 것이었는데, 표지판 자체가 뭔가를 상징하는 것이기는 하나 할리우드, 할리우드

영화를 생각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이 간판이 아닌가 싶다. 유명한 티비스타들이 몇명 이 간판에 올라가

뛰어 내려 자살을 했기 때문에 자살 포인트로도 악명이 높았다는 이 곳을 요즘에는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는 없게 해놓은듯 햇다.

잠깐 구경을 하고 예정했던 대로 산타 모니카로 향했다. 날씨가 쨍쨍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가 기대하던 서퍼들과 비키니를 입은 아름다운 아가씨는 커녕 날씨가 구려서 그런지 갈매기들마저 그냥

해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 했다. 그래도 뭔가 산타 모니카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바다물도 한번

담궈보고 산책로를 따라 걷기도 하고 해변길도 걸어보고..

월미도에 있는 놀이기구처럼, 부산의 광안리에 놀이기구들이 있는 것처럼 이 산타모니카 해변의 한쪽 구

석에도 쌩뚱맞게 웬 놀이 기구들이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 봤었더라면 그나마 즐거워 보였을래나?

점심을 먹기 위해 별 기대하지 않고 갔었던 산타모니카의 다운타운 거리에서 뜻밖에 거리의 예술가들이

노래도 하고 퍼포먼스를 하는 것도 보고, 푸드 코트를 찾아 중국 음식과 스시를 테익아웃 해서 맛있게 먹

고 베버리 힐즈로 향햇다.

어린 시절 베버리힐즈의 아이들이라는 유명한 드라마도 있었는데 그렇게 부자들이 사는 곳으로 유명한

이곳, 또 할리우드 스타들이 많이 모여 살기 때문에 스타들이 사는 집을 찾아 다니면서 투어를 하는 상품

도 있다는  이곳을 우리는 지도를 사지 않고(10불) 그냥 막무가내로 따라 다니다가 투어차를 발견하여

졸졸 따라다니면서 비록 누구의 집인지는 몰라도 으리으리한 집의 기세에 눌리고 정원에 주차해 놓은 십

여대씩의 갖가지 색깔의 페라리들을 보면서 기절해야만 했다. 베버리힐즈에서 운짱을 했던 관계로 예쁜

집들의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