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갑작스러운 방문 열리는 소리에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뭔가 검은 형체가 아른거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대체 지금이 몇신데....'

핸드폰을 보니 12시가 막 지나고 있다..

'11시 쯤에 잠이 든 것 같은데... 근데 대체 누구지?? 여기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었나??'

아직 이 집에 들어온지 2틀밖에 지나지 않아서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순간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문득 뇌리를 스치는 생각...

'혹시 도둑?!'

순간 덜컥 겁이 좀 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기는 험악한(?) 외국이니까..

무기를 소지하고 있을까? 맞짱떠서 이길 수 있을까? 순간적으로 덥칠까?

온갖 생각으로 머리를 굴리다가.. 어찌됐든 나가보자는 생각에 재빠르게 불을 키고 문을 벌컥

열며 뛰쳐나가봤다..

".........................................................."

거실로 나가보니 앞문과 뒷문이 휑하니 열려있다...

'도둑 맞았구나...'

일단 내 방을 체크해보니 없어진 건 없다.. 그리고 거실을 체크해보니 DVD Player가 없어졌다..

효선씨(저의 sharemate)의 방문도 살짝 열려있었는데 여자혼자 자는 방을 엿보기도 뭐하고

내 방에 없어진 것도 없고해서 별일없겠지 하는 생각에 방안쪽을 살펴보지는 않았다..

그나마 DVD하나 없어진 걸 위안으로 삼으며 문을 다시 잠그고 잠자리에 들었다..

지난 추석때 집에 처음으로 도둑이 한 번 들었는데.. 그것도 나름 경험이 됐는지 별 느낌이 없었다..

새벽 3시...

"꺄악~~~"

효선씨의 날카로운 비명소리..

뭔일 있나 하고 나가보니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가방이 없어졌단다..

현금, 여권, 카드, MP3에 열쇠까지 기타 등등이 다 들어있어서 곤란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많이 놀란것 같았다..

나는 사람을 위로하는데 서툴러서 뭐라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마땅히 할말도 없고 난감했다..

잠시 후 효선씨가 전화해서 현지 에이전트인 경아씨와 다른 한 분이 같이와주셨다..

어떻게 해야하나 망설이다 일단은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와서 조사하고(출동하는데 1시간 걸렸다;;)

그걸로 대충 일단락 되긴했다..

다행히 다음날 뒤뜰에서 가방을 찾아서(현금과 MP3만 가져갔다..) 그나마 위안을 삼았고..

도어락 교체하느라 들어간 120$중 50$ 부담하고(각각 50$씩 부담하고 20$는 부담해주셨다.. 감사 ㅠㅠ)

 DVD Player를 다시 사놔야하는 손해를 봤다..

어쨌든 몸 안상한걸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다..

듣기로는 이 쪽 원주민들이 홈리스나 부랑자들이 많아서 그런 사람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아마도 그 날 내가 좀 늦게까지 거실에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나갔다온게 효선씨라 난 당연히 잠궜겠거니

했고 효선씨는 내가 자기전에 잠그겠지하고 생각한것 같다.. 온지 얼마 안되서 개념이 좀 부족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 곳에서 살게 되실 분들은 꼭꼭꼭 문단속 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