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어파티에서 쉐어 오너가 알려준 케언즈센터 2층에 위치한 옵터스샵을 찾아갔다.

한인수퍼마켓에서 구입하면 편하게 될 것을 굳이 현지인삽에 들린 건 순전히 내 고집이었다. 

영어공부도 될 것같다는 순수한 도전정신,,  여기 저기를 둘러보니, 제품마다 큰 글씨로 가격이 붙어있었다.

(물론 영어로, ㅎㅎ 순간, 영어로 적힌 가격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쿨럭 )

pre-paid 폰 중 가장 저렴한 것이 $59인 노키아제품이었지만, 우리가 선택한 제품은 삼성 J750 모델이었다..

$99이나 하는 것이지만 웬지 손에 익은 브랜드라..또 애국심 고취 차원 ㅋㅋ,  

이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저기요~" 하고 말하고 싶은데..

헉, 저기요가 영어로 뭐지? 순간 떠오른 - 여보세요~!! "HELLO~!" 를 외쳤다,.,

ㅎㅎ 용케도 알아보고 점원이 다가온다..

가슴이 콩닥콩닥~!! 뭐라고 말해야되나.. 결국엔 "How much..." 이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어떤 말도 하지못했다.. 대굴욕~!!

보다못한 마눌께서 뭐라고 뭐라고 몇마디 말을 나누더니.. 이내 계산을 한다.. 아무튼 울 마눌의 도움으로 계산하고 나왔는데..

이거참.. 개통은 셀프로 해야된단다..

아까 점원이 물어 본게 이건가? 무슨 말이지도 모른채 Yes~! 만 연발한 게 잘못이었나보다.

아무튼, 이래저래 휴대폰 사기에 성공하신 마눌께서 기분이 좋으신지 나에게 거금 100달러짜리 센달을 사주신다..

고마워용.. 잘신을께요..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지금 우리에겐 10달러도 아쉬울땐데 사준다고 얼런 받아든 내가 좀 한심스럽다.)

케언즈센터에 있는 Coles라는 마트로 가서 이것저것 야채와 양념을 사서 얼른 집으로 왔다.
마눌의 활약으로 휴대폰은 샀으니 개통은 내몫이다는 생각에 얼른 컴텨를 켜고 OPTUS 사이트에 접속했다.

회원가입하고  주소, 나이, 이름, SIM NUMBER 등등 정보를 넣고 몇번의 클릭만 하면 간단하게 개통될 것을

느린 인터넷과 짧은 영어 덕에 2시간을 헤메고 있자니. 짜증이 물밀려오듯 밀려오고, 내 자신에 대한 화도 북돋쳤다.

마눌께서도 답답하신지 유학원가서 물어보자고 했다.. 순간 오기발동 내 자존심과의 한판이다..

드디어 개통사이트가 열렸다.. 시름한지 2시간 30분 만이다..

이제 마눌 핸펀은 5분만에 뚝딱 개통시켰다.. 난 보란듯 뿌듯했는데 마눌은 우째 시큰둥한 반응이다..

약간은 칭찬받고싶었는데.. 마눌이 뿔났다.. 오늘 저녁밥할 쌀을 사러가야 했는데 오후내내 이러고 있었으니 말이다..

나도 덩달아 뿔이 난다... 이렇게 금방 될일을 2시간 반이 넘도록 잡고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났다..

마눌은 그 사이에 좀 풀렷는지 자기가 맛난 저녁을 해주겠다고 한다.

은근히 기대된다. 주방에선 뭔가 열심히 만드는 것같은 소리가... 마눌이 식사하라고 데리러왔다..
마눌의 첫번째 저녁이었다.. 북엇국, 감자볶음, 찹스테이크. 김구이 여기선 진수성찬이다..

아직 화가 들풀려서 인지.. 고맙다는 맛있다는 말한마디 못했다..

오히려 싱겁다니, 뭐 어떻다니..투정아닌 투정만 부리다,

남은 생고기를 냉동실에 넣어야할지 냉장실에 넣어야할지로 부부간에 다툼까지 벌이다니..
남들이 알면 부끄러울 정도다.. 마눌 미안해~!!
아침에 일어나면 옆에 누워있는 울마눌에게 뽀뽀세례를 퍼주고 '여보~ 사랑해~"하고 애교를 좀 지겨봐야겠다..

내일의 케언즈엔 좀더 대범한 울 마눌 남푠이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