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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할로윈데이 보내기,Trick or Treat
  • 이름 : Yu
  • 작성일 : 2012-11-01
  • 조회수 : 2070
  • 추천수 : 1

할로윈을 앞둔 며칠전부터, 호주퍼스트 하우스가 있는 헤더동에서는 음산한 -_-
조짐들이 보였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미가 집집마다 우편함을 점거하고 있었는데요.
호주퍼스트 하우스에도 어김없이!! 거미가!!! 도착하였더랬지요.
거미의 뒷면에는 "할로윈 파티에 참여하고 싶다면 거미를 우편함에 붙여두시오!"라는
무시무시한 초대장이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생긴것과 다르게 동심을 가득 소유한 신여성인지라,
일주일전부터 거미를 우편함에 붙이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더랬지요.
아침일찍 눈뜨자 마자 거미를 우편함에 붙여두고 열심히 일하고 왔더니......
어랏.....
거.미.탈.출

 

 

이날을 위해 그동안 모아온 용돈을 털어 각종 Treat를 준비했는데,
그~~ 비싼 한국과자도 큰~맘 먹고 준비했는데,
애기들이 안오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래.서
거미를 만들었습니다.
코리아의 기상을 보여주겠다며, 거대거미로....
준비물은 쓰레기 봉투와 몸체를 채울 전단지 더미
 

동네 입구에서도 다~~ 볼수 있도록!! 거대하게~
뿌듯함 + 의기양양 100% 충전하고, 옆집 구경을 나섰습니다.

Oh.......
 

 


Um........
뿌듯함 + 의기양양 파워가 0으로 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시무룩 30% 충전하고 집으로 가는 길..
예쁜 애기 둘이
"익스큐즈미, 울 집에 거미 있는데 거미 줄까요?"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옵흐콜스!를 외치고 거미를 받아 집으로 와보니
애기들이 왜 거미를 주고 싶어했는지 알것 같더군요.

아! 나의 자이언트 거미가! 또 탈출을 시도하고 있던거였어요!!
몸체와 다리를 분리한 채...
애기들이 이걸보고 얼마나 불쌍해보였으면!
'거미 너, 그러고 있으니까 누가봐도 쓰레기봉투 같잖아!'
 
 

<잠시 애기와의 대화>
Baby: 왜 거미 바닥에 있어?
안매 : 몰라, 떨어졌어, 내 거대 거미 맘에 들어?
Baby: 엉
안매 : 좀 있다 울집 올거냐?
Baby: 엉
안매 : 너도 막 코스툼, 그런거 옷 차려 입고 올거야?
Baby: 엉. 난 위저드 복장할거야
--------------------------여기까진 제가 마치 네이티브가 된듯, 후리토킹을 신나게 주고 받았더랬지요.
Baby: 근데, 너는 ★☆○▶♠◑♣??
안매 : 엉? 뭐라고?
Baby: 그러니까 너도 ★☆○▶♠◑♣냐고??
안매 : 나 영어못하거든 T^T
Baby: 너~도~ 드레~스(본인의 상체를 아래위로 쓰다듬으며) 같~은~거 입~을거~냐~고?
안매 : 왓?? 어른도 입어도 되냐?????? 시간이 얼마 없는데, ok, See you soon~
--------------------------애기들이 오기로 한 시간이 20분밖에 남지 않아 퀵- 분장에 들어갔습니다.

아..이건 공개하지 않으려했는데....
*주의: 노약자와 심약자는 삼가주십시오.
이건 중간과정
.
.
.
.
.

 

여기까지 마치고 중간점검차 보여주러 갔더니 "영"이
으아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저를 피하더군요.
올 ㅋ
 

 
영, 너도 썩 정상적이진 않아 -_-

 


아이라이너로 심혈을 기울여 그린 거미줄과 급조한 뱀 목걸이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분장을 마무리 하고,
출정준비 완료
<사진에 고~뤠~? 아저씨가 보이는 것 같은건 착각>
 

 

Trick or Treat♥
사탕이 받고 싶다면
먼저 사진을 찍자꾸나~!
 
 

난 자꾸 스파이더 우먼이라고 우기는데 니네는 자꾸 쓰레기(봉투)우먼 이라고 부르는거니,
내 외투가 쓰레기 봉투로 만들었다고 무시하는 거니???
 


노랑 화살표!
언니가 무서운 표정 지으라고 했지! 혼자만 모델이야 아주.
 
 

 


 
그리고 대망의 최고 귀여운 아기!!
30초뒤 이 아이는 28개월 아이 인생사 가장 큰 멘붕의 시간이 온 듯
카오스 상태를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머리로는 '캔디를 얻어야 한다'는 이성이 작동하지만,
몸은 '피해야 한다'는 본능이 발동된 것이지요.

손은 뻗으면서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두발짝, 세발짝, 계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온 동네 아이들의 Trick or Treat를 상대해주다
안매니쟈는 (쓰레기 봉투를 입고) 장렬하게 전사했다는 이야기.

 


 
끗

-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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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년전
(뭔가 비슷해 보인다면 경기도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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