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은 호주 풋볼 리그 (AFL) grand final 시합이 있는 날이었다. AFL 호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 리그로, 3월부터 시작해서 9월에는 결승전에
나가기 위한 경기가 계속 진행
되어 경기가 있는 날은 우리 월드컵 때나 마찬가지로 집에서 TV를 보느라 다른 관광지에 사람들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지역팀도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Fremantle 팀 (퍼스)이고, 내가 듣기로는 이 Fremantle 팀이 15년만에 결승전에 올랐다고 한다. 가뜩이나 인기가 많은 스포츠인데
그것도 퍼스 지역팀이 나가게 되었으니 준결승이 있던 주말과 9월 28일 주말은 퍼스 집집마다 또는 pub, 경기장, 시티 등이 경기에 열광하는 날이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축구라면 모를까, 호주 풋볼은 사실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월드컵 때 같은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무작정 Fremantle로 갔다.
결승전은 멜번에서 진행되지만 우리나라 광화문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고 하길래… 그것도 보라색 티셔츠를 입고… 우리나라 붉은 악마처럼,
여기 Fremantle 응원 색깔은 보라색이다. Fremantle에 도착하자 마자, 눈에 보인 건 보라색으로 칠한 버스 (무슨 용도 인지는 사실 모르겠다…)였고,
카푸치노 거리를 가보니, 내가 알았던 그 거리인지 알아보기도 힘들정도로 사람들이 꽉 차있었다. 대형 스크린이 거리 한가운데 양쪽으로 설치되어 있고
, 양쪽 거리 및 거리에 있는 카페, pub, 식당들은 보라색 옷을 입은 사람들로 정말 꽉 차 있었다. Fremantle 팀과 Hawthon 팀이 결승을 벌였는데,
Fremantle팀이 계속 지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경기를 즐기고 있고 중간중간 점수차를 좁히거나 따라 갈때는 엄청난 호응을 보낸다. Fishing boat가
있는 항구쪽으로도 가봤다. 거기에도 엄청 큰 잔디밭이 있는데 역시 대형 스크린 앞에 사람들이 엄청 모여서 경기를 관람하고, 한켠에서는 돗자리나
야외용 의자를 펴고 피크닉처럼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또 한켠에서는 아예 풋볼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디서든, 스포츠는 사람들을 뭉치게
하고 문화를 느끼는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호주 풋볼은, 간단하게 footy라고도 불리는데, 약간 럭비랑도 비슷하지만 거대한 유니폼은 입지 않고 한다. 타원형 볼을 발로 차거나 손으로 잡고
달리면서 상대방 골대로 달려가는 것으로, 골대 (그냥 기둥 2개이다…) 사이로 공을 밀어 넣거나 차 넣으면 점수를 얻게 되는 것이라 결과적으로는
40~50점 이상이 나온다. 그래도 1859년에 공식적으로 출범하여 첫 경기 규칙을 제정했다고 하니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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