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와중에 친했던 친구들, 보고 싶어 하는 또 보고 싶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떼어 놓고 싶

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와서 비슷한 시기에 돌아가는 친구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들 역시 돌아가기 위해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가기 전에 돌아보고 싶은 곳들을 돌아보기 위해 여행길에 오르는 친구들이

많아 제대로 된 송별회나 그런 것들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뭐 나도 짐싸느라 며

칠 밤을 머리를 싸매야 하기도 했었으니.,

가장 친했던 친구는 나와 같은 날에 학원 수업을 시작한 미호. 이 아이 역시 나와 같은 하이라인 커뮤니

티 컬리지를 다니고 있는데 이번 가을 쿼터를 마지막으로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 친구 역시 곧

뉴욕으로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여행 때문에 설레이기도 하면서 파이널 이그잼이 끝나지가 않아서 공

부가 잘 안된다고 투덜거리기도 하고 ㅋㅋ 다른 친구는 이미 엘에이로 떠나버린 바람에 인사도 못하고.

그렇지만 내가 이 곳에서 일본 친구들을 만나서 일본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진 것처럼 이 친구들 역시 한

국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곧 한국에서 볼 것이니 아쉬워하지 말자는 말을 마지막 인사로 대신 했다.

아참, 예전에 그 비싸게 주고 산 책들.. 개 중에 used book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학기 말이 되면 학기

초에 팔았던 책들을 다시 서점에서 사들이기 때문이었다. 나도 그래서 책 3권을 들고 가서 팔려고 시도

를 했더니.. 그런데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가 그렇게 좋은 가격을 쳐주지 않으니 너무 실망이나 기대를

하지 마라는 말을 했었다.

서점 앞에 가판대를 놓고 책을 사 들이고 있길래 얇은 경영학 책을 냈더니 35불을 주겠다고 한다. 와 마

치 로또에 당첨된 것 처럼 기분이 좋았다. 친구들이 했던 말 때문에 거의 십불, 이십불 정도면 만족을

하려고 했었는데 이게 웬 떡? 그래서 기분 좋게 역시 새것 같은 작문 책을 내밀었더니 에게 7불? 뭐 잘

못 된 것이 아닐까? 나는 40불이 넘게 돈을 주고 샀었던 것 같은데 -_-; 그러면서 투덜거리며 내려왔더

니 다른 친구들이 하는 말이 100불이 넘는 책도 어떤 것들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유를 들어

보니 그 다음 학기에 수업이 개설되는 경우에는 그책을 다시 사들이지만, 다음 학기에 수업이 개설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책이 필요없어 지는 셈이라고.. 헐.. 그래도 나는 40불 정도 씩이나 받았으니 운이 좋

은 것이라고 하네 ㅎㅎ

학교에서 책을 바꾸고 친구들 만나 여행 때문에 이야기를 오래 나누다 보니 다운타운에서 만나기로 했

던 친구들을 조금 기다리게 만들고야 말았다. 이 친구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온 친구들인데 이전에 다니

던 랭귀지 스쿨에서 함께 수업을 듣던 친구들인데 이 친구들 역시 이번 쿼터를 마지막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크리스마스와 연말 휴가, 방학이 길기 때문에 뉴욕과 엘에이로 여행을 갈 준비를 하느라 바쁜 모

습이었다. 한 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겨 일직 돌아가게 되어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지는 못했었지만

역시나 다운타운이라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도 많이 해놓고 연말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미호와 에미

오사카에서 온 미요꼬 우리는 미역국이라고 불렀다 ㅋ

시애틀 다운타운의 트리장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