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갈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벌써 내일이 2월 28일. 오늘 우리는 마니또와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주고 받았다.  선생님들의 편지속에는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처음에 캠프를 왔을 땐 그저 외국에 왔다는 생각만으로 들뜨고 기쁘기만 했다.  그리고 많은 일들을 겪어오던 중반에는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막상 그 날이 다가오자 점점 힘들기만 하다.  이곳에 와서 난 많이 달려졌다. 못하던 영어도 꽤 자신감이 붙어나갔다.  시차 적응이 처음에는 안돼서 좀 관란하기도 했고, 이곳의 스케줄이 안 맞아서 생활도 힘들었다.

그전에 한국에서의 나는 참 게으른 아이였다.  아침에도 잘 일어나지 못했고, 아침밥도 못 먹고 학교 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여기서의 난 달라졌다.  6시 (한국으로 치자면 7시)에 일어나 7시(한국으로 치자면 8시)가 아침운동을 하고 밥을 먹는다.  한국에서의 나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게다가 난 한국에서 언제나 늦게 잤다. 10시는 기본으로 넘겼고 어쩌다 보면 12시에 잘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여긴 달랐다.  나는 기본시간 10시, 그리고 늦게 자지 않았다.  달라진 나를 보며 정말 난 기뻤다.  적어도 난 그전의 나보다는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새롭게 바뀐 침대도 내 방도 환경도 점점 익숙해져 갔다.  하지만 단 한가지 그리웠던 건 음식.  여기의 음식은 나와 잘 맞지 않았다.

게다가 포크를 써서 잘 적응되지 않았다.  원래 젓가락을 쓰던 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점점 바껴가는 날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맛을 따라잡을 순 없었지만 한국의 음식도 많이 맛 볼 수 있었고, 처음 먹어보는 음식도 먹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의 생활이 조금 짜증났을 때가 있었다.  그건 바로 짜여진 하루일과였다.  스케줄에 맞추서 움직여야 했던 내가 조금 갑갑하게 느껴졌다.  언제나 똑 같은 하루일과는 날 지루하게 만들었다.  똑같아서 조금 이상했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하루일과가 똑같진 않았다.  학교가 끝나고 나면 언제나 나에게 다른 무언가가 일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서는 조금 갑갑했다.

하지만 견딜 순 있었다.  나에게는 친절한 선생님들과 재밌는 친구들, 언니, 오빠들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막상 떠난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정들었던 선생님과 친구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  한국가서 내가 절대 잊지 못할 사람들과의 추억을 여기서 만들었다.  여기서의 추억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선생님~ 친구들~ 언니오빠들~매니저님들~ 다 나에겐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셨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와는 다른 새로운 내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