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KEROHAN – 방케로한(다바오 최대의 시장)

지난 일요일 새벽, 매우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잠을 설치고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났다. 새벽에 일찍 문을 여는 시장에 가기 위해서이다. 전세계 공통으로 새벽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일주일 먹을 생선과 고기, 채소, 과일 등이 우리의 목표였다. 맨 먼저 간 곳은 물론 어시장이다. 고기 종류가 한국이랑 많이 달랐다. 그래서 고기이름은 그냥 패스ㅡㅡ;; 어쨌든 크기에 따라 분류해 놓고 팔고 있다. 그렇게 시장 내의 풍경은 어딜 가나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새벽에 비가 좀 내려서 질척질척한 길을 조심스럽게 걸으며 가지런히 정리해놓은 야채들하며,, 새벽 일찍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출출한 배를 채우는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왠지 그 자리에 있는 나도 꽤 열심히 살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참치를 우리 예상보다 50%를 싸게 샀다. 이러면 시장 보는 맛이 더 난다. 그래도 필리핀 최대의 명절 크리스마스가 있는 달이라 물가가 꽤 많이 올랐다고 한다. 산속에 있는 거지들도 도시로 와서는 천막을 치고 기거하면서 구걸로 돈을 모아 산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바로 그 달인 것이다.

과일을 사고 야채를 사고 하니, 새벽 일찍 움직였는데도 시간이 꽤 흘러서 돌아왔다. 그래도 맘 먹어야 하는 구경을 해서 그런지 피곤하긴 해도 꽤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계획에 넣지 않았던 돼지 고기를 사는 충동구매를 하긴 했어도..ㅎㅎ 신선(?)해 보이기도 했지만, 호객하는 아줌마의 입담(사실 아무것도 못 알아들음.ㅋ)에 넘어간 건지도 모르겠다.ㅋ

다른 나라를 알려면 꼭 그 나라의 시장을 가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그 나라의 경제사정이나 문화를 엿보기가 쉬운 곳이란 뜻일 것이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큰 맘 먹고 한번쯤은 가봐도 좋을 곳이다. (근데 본인이 공주나 왕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좀 싫어할지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