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퐁커피를 맛보다

필리핀에 오니 여기 친구들도 커피를 참 즐겨 마신다. 특히 모닝커피를 많이들 마시는데, 핫쵸코 가루와 커피를 반반씩 사서 섞어 마시기도 한다. 달짝 지근한 맛을 좋아하는 이들이다. 한국에 있을 땐 워낙 테이크 아웃 커피점이 많으니 언제든 원하면 더운날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추운날엔 카라멜 카페라떼를 마시곤 했는데, 여기선 밖보다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믹스커피를 즐겨 마시게 된다. 다바오엔 아직 별다방이나 커피콩과 같은 유명 브랜드의 커피점은 없으나(내년에 다바오 중심에 생기는 아얄라몰에는 별다방이 들어온다 한다)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BO’s Coffee나 Blugre, Firenzo, Coffee Cat에서 비슷한 수준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단, 가게에 따라선 프라푸치노나 스무디와 같은 몇몇 음료는 상상 초월로 달기에 아메리카노나 까페라떼, 카푸치노 같은 일반적인 커피를 주문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오늘 소개할 사이퐁 커피는 한국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커피 추출 방식이고, 또 맛도 이제껏 맛본 커피 중 가장 뛰어나기에 소개해 본다. 이 가게는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가 우연히 찾은 가게인데 위치는 그랜드 리갈호텔 옆 쉘 주유소 건너편이다. 이름은 RYUMA COFFEE SHOP.

간판은 커피샵인데 실제로 안을 들어가 보면 고급스런 분위기는 맞지만 그릇가게 인지, 장식품 가게인지 정체가 애매하긴 하다. 또한 여자 종업원들의 옆이 트인 긴 롱스커트며 훤칠한 키가 고급 스러운 가게 분위기와 어울려 호텔 커피숍과 같은 느낌이다~~

 블루마운틴 커피를 주문하고 보니 과학실험실에서 보던 기구같은게 있다 동그란 플라스크 밑에 램프가 있고 여기에 불을 붙여서 물을 가열한다 또 동그란 플라스크에 간 원두를 넣은 또 다른 플라스크를 꽂고 물이 끓기만을 기다리면 되는데 물이 끓으면서 위로 넘치면 간 원두를 적시면서 추출된 커피가 나온다. 이렇게 추출된 블루마운틴 원두커피는 진하고 쓴 맛이었는데 맛이 없는 쓴 맛이 아니라 뒷맛이 깔끔한 그런 쓴맛이었다. 거기에 커피와 함께 제공된 우유와 설탕을 약간 넣으니 정말 최고다!~ 커피를 잘은 모르지만 나에게 맛있는 커피가 최고의 커피라 생각한다. 이 사이퐁 커피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런 커피 맛(?!) 이었다. 거기다 옆의 마사지 까지 나의 단골가게~ 앞으로 마사지를 받으러 갈 때 순서를 기다리며 커피를 마심 정말 행복할 거 같다~ㅎㅎ 커피에 관심있는 사람은 새로운 사이퐁커피를 맛보러 가면 좋을 거 같다.

참고-사이퐁 커피는 원두 이름이 아니라, 어떤 원두를 쓰든지 간에 드립식 커피처럼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진공현상을 이용한 커피기구이다. 이 커피기구는 1840년에 스코틀랜드 해양기술자에 의해 발명되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