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대학을 준비중인 D는 언제나 열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새벽부터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하던 D가 토플시험에서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20점 이상(IBT토플은 120점 만점 이므로 990점 만점인 TOEIC에서 20점을 올리기란 어쩜 쉬울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지식을 요구하는 토플에서의 점수향상은 참으로 의미 있다^^)을 올려 저녁을 사기로 하였다.

   무엇을,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정한 메뉴는 일식. 3개월의 필리핀 연수생활중 일식을 먹기란 처음. 사시미를 먹음 신선할까? 한국서 먹던 일식 돈까스 맛과 비슷할까? 여러가지가 궁금하였다. 아테네오 드 다바오에서 회계를 공부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알게 된 일식 레스토랑은 SANKAY(일본말로 산과 해를 의미한다 한다). 하신토 익스텐션 street의 센트럴 뱅크 옆에 위치하고 있어 찾아가기도 쉬웠다.

   도착하여 레스토랑에 들어간 순간 잠시 일본으로 여행을 온거 같다.옆 가게를 터서 만든 넓직한 가게와 적당한 테이블 배치, 한쪽 코너엔 일식주방장이 회를 손질하며 사시미를 뜨거나 초밥을 만드는 공간이 있다. 필리핀 종업원들이 일본말로 환영인사를 하며 메뉴를 갖다 준다. 
   
    메뉴를 펼쳐보니 적당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가 돋보인다. 다양한 마끼(캘리포니아 롤과 비슷함), 데마끼( 김에다 밥과 재료를 넣고 깔떼기 모양으로 만든 것), 사시미(회), 돈부리(국물이 있는 돈까스 덮밥), 우동, 장어덮밥등 왠만한 메뉴는 다 있다. 많은 메뉴 중 무엇을 시킬까 오랫동안 행복한 고민을 한뒤 우리가 주문한 것은
   
   1)김가루와 깨소금등 일본스타일의 양념이 뿌려진 밥과 사시미, 튀김,불고기가,돈까스 조금씩 더해진 벤또(도시락)세트=250php 약 6,500원정도 
   2)덴뿌라 우동=200php, 약 5,200원
   3)모듬 사시미=220php,약 5,700 였다. 
  
    주문을 하자마자 미소된장국을 가져다 준다. 일본된장으로 맛을 낸 된장국 너무 좋다. 개인접시를 비롯한 써빙 그릇도 깔끔하니 세련됬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가게 곳곳을 돌아보는데 주인인 일본인 주방장이 직접 일본서 공수해온 장식품들이 눈에 뛴다.우리끼리 소품에 대해서 저것은 어디에 쓰이는 걸꺼야, 무엇을 상징할꺼야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종업원이 웃으며 부른다. 음식이 나왔으니 식기전에 얼릉 먹으라는 종업원. 
  
    단무지와 락교가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얼마만에 맛보는 싱싱한 회인지. 와사비 간장에 찍어먹는 맛이 일품. 우동은 면이 우리가 알고 있는 우동면이 아닌 칼국수 면이라 조금은 아쉬웠지만 국물맛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도시락 역시 적당한 양에 튀김옷이 살아있는 튀김과 양념이 잘 된 불고기…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맛있게, 배부르게 먹었는데 세금과 음료 포함 800php정도 우리나라 돈 20,000원이 조금 넘는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먹었음 두배 정도의 금액이 나왔지 않았을까 싶다.반신반의로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던 필리핀에서의 일식 먹기. 대만족이었다. 앞으로 다른 일식 레스토랑도 시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