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M에서 아이티 파크는 멀지 않습니다.

사실.. 멀지않다고 듣기만 했습니다. 거기까지 걸어간 적이 없어서...ㅋ

어제 저녁 저는 짐에 가서 운동을 하고 방에 돌아왔는데.. 제 룸메는 다른 배치 한명과 함께 산책을 한다고 아이티 파크로 나갔거든요. 분명 7시에 같이 나갔는데 9시가 다되도록 안오는겁니다.

이상하다 생각하며 젖은 머리를 말리고 있으니 흥분한채 들어오는 룸메와 배치친구.

아이티 파크 근처에서 괜찮은 맥주집을 발견했는데 돈이 없어서 놀수가 없었답니다. 당연히 운동을 간거니 일부러 돈을 안갖구 나갔죠. 돈있음 사먹을까봐..ㅎㅎ

그냥 라이브카페나 바베큐 집에서 볼수 있는 분위기보다 한국의 맥주집 분위기에 가깝고 외국인들도 듬성듬성있더라며 흥분을 감추질 못하더군요.ㅋ

그래서 다시 거기로 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머리도 채 말리지 못한채 합류했구요.

한 15분~20분쯤 걸어가니 아이티 파크가 나오더군요. 공원이라고 해서 나무가 좀 있을거라 생각했던건 착각이었던듯.. 잔디밭 주변에 몇그루의 나무만 듬성듬성 있는게 다였어요.

아이티 파크를 가로질러 맥주집에 들어가니 분위기가 괜찮은것 같더군요. 한국사람들도 속속 들어오구 있구요.

맥주에 추천해주는 안주를 곁들여 먹으며 여자 3명이서 한참 이야기를 꽃피우다 보니 맥주랑 안주가 똑! 떨어져버렸어요.

첨엔 생맥주를 먹었는데 두번째 주문할땐 병맥주로 시켰어요. 중간에 어떤 필리핀 남자(맥주회사 영업사원인듯 맥주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여기서 나가면 펌프 갈거냐며 가면 이거 마셔봐라~ 하더군요..ㅋ)가 시음해보라며 건네준 맥주가 맛있길래 그걸로 시켰죠~

그리고 또 한참 수다삼매경... 계속 이야기를 하다가 룸메가 약간 흥분해서 손을 많이 써서 이야기를 하다가 실수로 병을 쳐버렸어요. 그병이 바닥에 떨어졌는데 바로 깨지지 않고 한번 위로 튀어오르더니 두번째 떨어질때 파삭~ 깨진거 있죠.

그순간의 정적이란......

다 우리만 쳐다보는겁니다. 특히 룸메 말로는 (룸메가 카운터를 바라보고 앉아있었거든요) 병에 생맥주를 담던 직원이 동작을 멈추고 보고 있었고.. 직원들이 다들 경악한 얼굴로 병의 움직임만 따라갔다고...ㅋ

순간의 정적이 흐른후 어떤 남자 직원이 와서 병을 치웠는데... 우리가 미안하다고 해도 들은척도 않는겁니다.

우리같음 좀 짜증은 나도 괜찮냐고 한번 물어보거나 최소한 손님이 미안하다고 하면 아~ 괜찮다~ 하고 예의상으로 라도 한마디 할텐데... 얼굴한번 들지를 않더군요...

그담에 다른 직원이 와서 우리 테이블에 있던 남은 빈병을 갖고 가길래  룸메가 또 미안하다고 했는데 여전히 냉랭한 얼굴로 대답도 않고 병만 가져가더군요.

태국에 갔을때도 유리병때문에 에피소드가 있었던지라... 이나라에서도 유리병을 씻어서 재활용하고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아.. 손님보다 병깨진게 더 중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분 좋게 이야기하던 우리는 병 한번 깨고 기분 완전히 엉망되서 도미토리로 돌아왔습니다.ㅋ

분위기 좋은 맥주집 발견했다고 좋아했던 제 룸메 완전 풀죽었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