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처음 올 때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4개월 동안 연수면 집에서 꽤 오래 나와있는건데 한국음식이 먹고 싶을것 같다는 거였다. 와서 보니 찾아보면 한국 음식집이 꽤 많아서 한국음식 그리워할 걱정은 전혀 안해도 될 것 같다.

 나는 한국에서부터 고기를 너무 좋아했어서 자주 먹었었는데 여기 와서도 비슷한 횟수로 고기를 먹은 것 같다.

SM 근처나 세션로드, 리갈다로드에 고깃집이 꽤 있는데 나는 SM근처에있는 진호갈비와 삼겹살하우스, 리갈다로드에 있는 펄 정육식당을 갔었다. 리갈다로드에는 고깃집 말고도 근처에 한국 식당이나 술집이 꽤 더 있다. 가격은 삼겹살하우스가 제일 싸고, 세 가게 모두 맛있다.

 식당에 가면 사장님이 한국인이시거나 종업원분들이 한국말을 꽤 하셔서 한국에 온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우리학원은 일본인들과 함께 어울려 다닐 수 있어서 좋은데 일본인들이 삼겹살을 몇 번 먹은 뒤로 푹 빠져서 여러 번 같이 삼겹살을 먹으러 나갔었다. 한국음식은 마음껏 먹는 와중에 영어는 계속 쓸 수 있고, 간단한 일본어와 한국어도 서로 알려줘서 놀러 먹으러 나가면서도 영어공부에 대한 시간낭비는 전혀 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는 건 좋지만 가격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보니 먹는것 만으로도 돈을 생각보다 너무 많이 쓰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 필리핀이 음식값이 한국보다 많이 싸서 음식값에는 신경을 별로 안 썼었다. 그런데 따로 옷을 사거나 화장품 같은것도 많이 산 편이 아닌데 돈을 처음 예상했던데서 두 배 이상으로 써서 생각해보니 다 음식 값이었다.

 삼겹살 값은 한국보다는 조금 싼데 보쌈은 특히 한국과 거의 같아서 맛있다고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먹었다가 뽑아논 돈이 누가 훔쳐간 것처럼 순식간에 없어졌었다. 삼겹살은 보통 1인분에 한국돈으로 5000-6000원 정도 되고 보쌈은 한국이랑 똑같은 것 같다. 필리핀 다음으로 다른 나라로 바로 가시는 분들이나 용돈을 아껴쓰실 계획인 분들은 한국음식은 정말먹고싶을때만 드시는 것 만으로도 용돈을 꽤 아끼실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음식 말고도 필리핀 음식점들도 한국음식 이상으로 맛있는 곳이 꽤 많다.

나는 특히나 원래부터 짠음식을 좋아해서 필리핀의 짠 음식들이 입에 잘 맞았다. 피자나 햄버거 같은 음식들은 한국보다 더 맛있는 곳도 꽤 있는 것 같고, 특히나 립이나 스테이크는 한국에서 사먹을수 없는 가격에 정말 많이 판다. 필리핀에 왔으니 영어공부 말고도 이곳 음식들을 많이 먹어보고 가는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