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3학년 겨울방학...
이제 4학년이다.우리 아들이...
영어를 어떻게 할꺼냐고 모두 묻는다.
왜냐면? 내 직업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이기때문에..내가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말고만 듣던 어학연수
돈을 떠나서 나와 신랑이 없는 곳에 하나뿐인 아들을 보내기엔 나의 간과 심장이 너무나 작다.
처음 필리핀으로 보낸다고 했을때 우리 시어른이...너희들 맏벌이하는데 돈없니?
우리 데련님..형수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1년넘게 근무해봐서 하는데...다시 생각해 보시죠? 
2명의 외삼촌과5명의 이모를 둔 준형이의 행보에 모두다 우려를 나타냈다.
맏아들인 우리 신랑과 나의 위치를 너무나 잘아는 우리 친정엄마는 잘못되면 어찌하냐고...결국 우리 모친은 준형이를 보내놓고 그 긴장감에 병원에 입원까지해서 우리 언니들과 오빠의 눈치를 한꺼번에 받았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수 있다는데..난 100%건다..

3일후..우리 아들 전화가 왔단다.
울면서..회사 송년회중이라 전화를 못받았고 전화받은 우리 신랑 밤새 잠을 못잤다. 전화못받은 어미인 나도 송별회로 뭐고..그길로 달려와 상담게시판에 낼전화부탁한다고 글을 올린후 밤새 한숨도 눈을 붙힐수 없었다.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일하랴.. 집안일에 ..어른에..남편에 그 틈바구니속에서 준형이에게는 항상 사랑이 부족하게준 못난 어미였던 난 영어라는 큰산을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학부모님들에게 어학연수가 뭔지 보여줘야한다는 강박감과 특목고를 생각하고 있는 신랑과 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위해 보낸 결정인데..밤새 나의 결정이 틀린게 아닌가?그렇게 고민했었다.
9시 30분..아들의 전화에 난 울면서 웃었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들에게 감사의 눈물을..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게 도와준 캠프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의 웃음을...그리고 이런 기회를 주신 하느님과 멋진 아들을 나에게 보내준 성모님과 삼신 할미에게.....

3주가 지나고 우리 아들이 돌아왔다.
감기에 쉰목소리로..너무나 즐거웠다는 우리 아들은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4시간내내 조잘거린다.
봤던거..영어대화는 어떻게 했는지...영어 일기장에 대해..컴이 3대밖에 없어서 편지를 쓰고 싶어도 많이 쓸수 없었다는 것과 마중나간 이종사촌누이와 동생에게 얼마나 재밌게 말하던지.. 
영어를 못해서 어학 연수가기싫다는 동생 해원이에게는 얼마나 자상하게 가르쳐주는지...여름방학때는 꼭 같이 가자 한다.
계속 호주로 어학연수를 가다가 이번 겨울에는 잠시 쉰 이종사촌누나에게 가방까지 뒤져가며 CIA에 대해 자랑하는데..돌아오는 내내 준형이의 그런 행동이 나와 남편을 행복하게 했다.

돌아온지 3일째..우리 아들 오늘도 늦잠이다.
그런데 달라진것이 있다.
영어로 일기를 쓰고 영어동화를 아무렇지않게 3권을 읽고 그곳에서 봤다는 킹콩을 자막없이 보면서...5번째는 대사를 외운다...
기특한지고..

CIA선생님 감사해요..엄마보다 아빠보다 더 많이 정주시고 사랑해주셔서..타지에서 외롭지 않게 해주셔서..
5살아이가 돌을 굴렸는데 아이들이 다칠까봐 몸으로 막은 선생님..복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여름에 뵈요..제가 가르치는 아이가 20명, 우리아들딸..
이종사촌과 고종사촌..육촌 사촌까지 합하면 30명 넘거든요...
울여름엔 맘편히 우리 신랑이랑 애들 어학연수 보내놓고 여행을 갈겁니다.결혼 12주년 기념으로.. 
열심히 돈벌어야지...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