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기오 Talk 어학원 E&E(세미스파르타) 센터에서 열공중인 20대 후반의 여자 유학생입니다.  

ESL 3개월 과정으로 와서 어느덧 마지막 달에 접어들었네요.

이 글을 보실 대부분의 분들은 어느 정도 필리핀 어학연수에 관해 이미 많이 알아보셨거나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힌 분들이겠지만 저같이 이것저것 알아보다 지쳐서 그냥 대충 오는 바람에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경우 또한 분명 있을 것이기에 나름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세히 쓰려고 합니다. 물론 철저히 제가 소속되어있는 학원과 이 곳 바기오 위주의 내용이 되겠지요.

1.     학원 및 코스 선택 배경

저는 20대 후반의 여자로 직장을 다니다가 영어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필리핀행을 결심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외국계 회사 입사를 목표로 ESL (English as Second Language) 코스를 선택했구요. Talk 어학원에 관해서는 양질의 정보를 구하기가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타 학원에 비해 1:1수업이 많이 (5시간) 편성되어 있는 장점 때문이었습니다. 그럼 왜 스파르타가 아닌 세미스타르타를 선택했느냐?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스파르타 코스의 타이트한 과정을 버텨내기에 체력이 안 따라줄 것 같아서였습니다. 저처럼 생각하고 오신 연로한 분들이 꽤 있어서 이곳 세미스파르타 센터는 평균연령대가 좀 높은 편입니다.ㅋㅋ 제 나이 20대 후반에 배치메이트 여자 중에 막내라고 말씀 드리면 감이 오시나요?ㅋㅋ 물론 저희 배치가 유난히 평균연령이 높긴 했습니다만.. 아참, 배치메이트는 영어로 Batchmate, 즉 같은 기수로 온 동기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첨에 배치가 한자어 配置(Arrangement) 인줄 알고 티쳐들한테 Arrangement mate라고 설명했다가 완전 쪽팔았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어느 정도 자유시간이 확보되는 세미스파르타 코스에 대만족이지만 의지박약인 분들은 체력이고 뭐고 간에 스파르타로 가시길 추천 드립니다. 세미스파르타는 평일 외출이 가능한데다 통금도 12시까지로 여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주중에도 매일 나가 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스파르타 코스(Brentwood Center)와 토익코스는 평일 외출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가끔 토익반 친구들이 평일에 외출이 가능한 저에게 뭘 좀 사다 달라는 류의 부탁을 하기도 합니다.

2.     수속 과정 및 입국 시 유의사항

 저는 필자 부산센터 나명진 매니저님이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챙겨주셔서 수속과정은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른 센터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필리핀 오기 직전에 이쪽 학원에서 픽업 관련한 전화를 받았는데, 잠결에 받아서 정확한 픽업 장소를 기억을 못하는 바람에 마닐라 공항에 도착해서 픽업자를 만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답니다. ㅠ_ㅠ 이건 순전히 저의 불찰이었구요. 웬만해선 저 같은 경우는 잘 없겠지만 혹시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필리핀 들어오시기 전에 핸드폰을 미리 정지시키지 말고 사용 가능한 상태로 가져 오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저는 핸드폰이 정지된 상태라 필자나 학원 관계자 분들이랑 통화를 할 길이 없어서 공항 앞에서 한국분만 마주치면 핸드폰좀 빌려달라고 구걸하고 다녔네요. 짧은 영어로 필리핀 현지인들에게 휴대폰 빌리기를 시도해봤지만 다들 석연찮아 하며 잘 빌려주지 않더군요. 국제 미아 될 뻔 했습니다 ㅠ_ㅠ 다행이 픽업자(현지인) 분이 공항 여기저기를 다니며 제 이름을 애타게 불러 찾아주셔서 무사히 바기오까지 올 수 있었답니다. 

3.     한국에서 준비해 오면 좋은 물품 or 가져오지 않아도 될 물품

(+) 노트북 : Listening 수업시간 필수품입니다. 없으면 너무나 불편할거예요. 그리고 Discussion 시간에도 매 2주마다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되는데 그 때 역시 노트북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 화장품 : 모든 생필품을 구입 가능한 SM mall에 한국 브랜드들이 몇 개 입점해 있지만 한국과 비교해서 비쌉니다. 특히 피부가 민감한 분이라면 본인이 쓰시는 화장품을 넉넉히 준비해 오세용. 그리고 더페이스샵이 여기선 나름 고가의 화장품이라 티쳐들 선물로 좋다합니다. 티쳐들 선물 미리 준비해오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저는 미리 준비 못한 걸 엄청 후회하고 있습니다 ㅠ_ㅠ

(+) 세탁망 : 옷이나 수건은 세탁서비스를 맡기더라도 속옷 정도는 손빨래 해 입을 생각으로 왔지만 웬걸요? 이틀 삼일이 지나도 안 마릅디다. 허허,,, 그래서 저는 근처 한인마트에 가서 브라망과 세탁망을 각각 원화로 3천원 가량에 샀네요. ㅠ_ㅠ 다이소에서 천원이면 살 것을..ㅋㅋ 이것도 미리 준비 해 오시면 좋을거예용.

(+) 슬리퍼 : 쪼리 형 말고 일반 삼선슬리퍼 같은 앞이 뚫린 슬리퍼 꼭 챙기세요. 양말신고 쪼리 신은 분들 많이 봤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쪼리는 여기서도 무난한 거 싼 가격으로 살 수 있어요.

(-) 돼지코 : 다른 학원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토크는 돼지코 필요 없습니다. 다만 외출 시 식당이든 술집에서든 핸드폰 충전을 맡길 때 쓸 용도로 돼지코 하나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

(-) 섬유유연제 : 일부러 무겁게 챙겨오지 마세요. 여기는 다우니가 한 번 세탁 때 필요한 양만큼 한팩씩 포장돼서 나오는데 가격도 싸고 굉장히 편합니다. 세탁 바구니에 한 팩씩 넣어서 맡기면 아떼(필리핀 현지어로 언니쯤)들이 넣어서 세탁 해주십니다.

(-) 기타 한국음식 : 한국 식당 꽤 많습니다. 웬만한 한국 음식은 다 사 먹을 수 있어요. 특히 한인 마트에 가면 없는 게 없답니다. 또 학원 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슈퍼마켓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한국 컵라면과 음료, 심지어 소주도 판매하고 있어요. 호홍

4.     생활전반

-       날씨 및 생활환경

우기가 거의 끝났지만 이곳 바기오는 해발 1,500m 높이의 고산지대라 늘 습하고 벌레도 많은 편입니다. 특히 개미와 바퀴벌레가 상생할 수 있다는 걸 여기 와서 처음 알았네요. 기숙사 시설이 낙후된 것은 결코 아니지만 바퀴벌레가 잊을 만 하면 나타난답니다. ㅠ_ㅠ 학원에서 자체적으로 매달 초 방역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래도 완전 박멸은 기대할 수 없구용, 저도 원래 바퀴벌레라면 기겁하는 사람인데 3개월 째 바퀴 및 개미와 마주하다 보니 이제 무덤덤하네요.ㅋㅋ 아참 바퀴벌레는 가끔 술집이나 식당에서도 종종 나타나니 너무 놀라진 마세요. ㅠ_ㅠ

그리고 이곳 날씨는 현지인들의 복장 상태로 설명 드리자면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날씨입니다. 최근 부쩍 서늘해지긴 했지만 아직도 한낮엔 조금 움직였다 치면 땀이 날 정도로 따뜻하구요, 아침 저녁으론 쌀랑합니다. 그래서 쇼핑몰에 가보면 반팔 티와 반바지를 입은 사람도, 털이 달린 자켓이나 패딩을 입은 사람도 있습니다 @_@ 너무 두꺼운 옷은 필요 없지만 따뜻한 외투나 바람막이 두어벌 정도는 필수입니다. 공부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숙사 시설 및 식단

학원 전경입니다. 예전에 호텔로 사용되던 건물이라 시설은 깔끔해요^^

작은 제습기를 방마다 사용하는데 거의 5일에 한번 꼴로 물을 비워줘야 합니다. 이거 제대로 안 하면 옷에 곰팡이 슬어요~!! 아떼들이 방 청소와 휴지통 정도는 비워주지만 제습기 물까지 처리해 주진 않으니 부지런히 비워줘야 합니다.^^

식단은 입맛이 까탈스럽지 않은 사람이라면 다들 맛있게 먹는 수준입니다. 대체로 좀 짜고 달긴 하지만 맛있는 편이구요, 후식으로 다양한 과일도 자주 나와요. 필리핀에서 먹는 한국식단 치고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       수업

티쳐들이 대체로 학생의 수준을 잘 파악하고 있고 학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해 주기 때문에 저처럼 Job interview 같은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경우엔 더 도움이 됩니다. ESL 코스의 경우 Grammar, Writing, Speaking, Listening, Reading, Discussion 이렇게 6과목이 있는데 본인의 취약점을 파악하셔서 티쳐들과 상의 후 과목 조정도 가능합니다. 티쳐들의 연령대는 20대 초중반으로 좀 어린 편이지만 야무지고 똑똑한 티쳐가 많습니다. 50분 수업, 10분 휴식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6시간 진행되는데 시간표만 잘 짜면 2 or 3시간까지 연이은 공강을 만들 수 있어서 과제하거나 휴식을 취하기 좋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Office에서 시간표를 짜 주고 그 후 매달 초에 티쳐를 교체할 수 있는 날이 하루 있기 때문에 그 때를 활용해서 본인에 맞는 티쳐로 변경하거나 시간을 조정하면 됩니다.

-       여가생활 및 쇼핑

티쳐와 함께한 San Juan 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