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이용해 성당을 갔다

지난번에 갔던 하로 까띠드랄 성당이다.

날이 우중중충했다. 아침까지 비가 와서 안갈까하다가, 다행히 비가 개어서 가게 되었다.

오늘은 MK에서 만난 한국인 2명과 동행했다. 다들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데려가게 되었다.

이번이 성당가는게 3번째 였다.

나름 성당가는 길을 안다고 자부하고, 택시가 아닌 지프니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러나 중간에 지프니를 잘못타서 엉뚱한 곳으로 가서 X고생을 하며 간신히 도착을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근처에 또다른 성당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물론 천주교였지만 일행은 종교가 없었다.

나는 사실 선교하는것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자기가 믿고 싶으면 믿고, 아니면 안믿어야 한다.

뭘 설득해가며 믿어라, 안믿으면 지옥간다며 으름장 놓는 일부 맹신자들을 볼때마다 기가 찬다.

오늘 같이 간것은 선교목적이 아니라, 그저 필리핀에 유명한 명소중 한곳을 구경하는 것으로 명명하였다.

분명히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가봐야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하니 후회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들은 그래도 가겠다해서 데리고 갔으나... MASS 내내 그들은 지루함에 몸을 비비꼬꼬 말았다 ㅋㅋ

그래서 그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어서 영성체 시간에 줄서서 영성체를 받아먹게 했다.

영성체란... 예수가 십자가 못박히기 전날 제자들과 빵과 포도주를 함께 먹던 것을 재현하는 의식이다.

밀가루로 만든 아무 맛도 나지 않는 얇은 빵을 신부님이 나눠주는데 이걸 줄서서 받아먹는다.

빵은 예수의 몸, 포도주는 예수의 피라고 생각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먹는건데

포도주는 주지 않는다. MASS 도중에 취하면 안되지 않는가 ㅋㅋㅋ

물론 신부님은 빵을 나눠주기 전에 매번 포도주를 공개적으로 조금 마신다. 신자들 대표로 드시는거다...

MASS(미사)는 1시간 동안 진행되고 다소 지루한 편이었지만

일행은 색다른 경험을 해보아서 그런지, 영성체(빵)을 먹고 난후 뭔가 기분이 좋아보였다.

나는 그들에게 너희들이 먹고 싶다고 해서 권한거지, 나는 절대 권하지 않았다 했다.

사실, 영성체를 받아먹기 위해서는 성당내에서 교리공부도 해야 하고, 절차가 좀 있었지만

이들은 신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무시해도 무방하다 생각했다. 어차피 죄의식도 못느낄테니까...

물론 나는 양심의 가책을 약간 받았지만, 이들에게 신기한 경험을 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나중에 고백성사 한번 보지모" 하며 자리 합리화에 빠져버렸다.

천주교는 일종의 면죄부처럼 이렇게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에 망이나살에 갔다. 매번 오는거지만 내가 그래도 길을 안다고 해서 앞장서서 안내했다.

일행에게 필리핀에도 팥빙수가 있다고 하며 자랑스럽게 선보인 '할로할로'

뭐... 별거 없다. 그냥 팥빙수다. 그래도 신기했는지 열심히 사진찍고 유난을 떤다. 물론 나도 포함이다 ㅋㅋ

예전에 누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하나 본 기억이 생각난다.

필리핀에서 팥빙수 사업을 하면 어떻겠냐고 '필베이'라는 한인 커뮤니티에 올렸드라.

댓글이 엄청 달렸는데. 사람들이 전부다 말리더라... 여기 이미 할로할로가 있어서 하면 망한다고 ㅋㅋㅋ

사업을 하려면 제대로 알아보고 해야한다. 무턱대고 덤비면 망하기 쉽다.

이곳 필리핀에 사업해보겠다고 많은 이들이 도전하고 있지만

성공하는 것은 몇명 없다고 한다. 진짜 그 팥빙수 사업한다고 하던 사람... 성공했을지 궁금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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