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그저 1년 중에 하루일 뿐인 날이지만,

필리핀 사람들, 특별히 막탄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역사적으로 꽤 중요한 날이 아닐 수 없다.

세부섬으로 단기여행을 오려면, 어느 여행사가 그렇듯이

이런저런 패키지를 짜주는데, 만약에 고객이 세부 시티 투어를 원한다면

들리는 지역 중에 기본 요소인 마젤란 십자가와 라푸라푸 동상 등등이 있다.

나름대로 시티 투어랍시고 기대에 가득 차서 갔다가,

실망만 잔뜩 하고 돌아오게 되는, 제주도의 여느 바위 쪼가리 하나쯤에 불과한,ㅋㅋ

그런 유적지 비슷한 곳인데, 사실 세부 섬 내에 무슨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놀이공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복궁이나 남대문(끙ㅠ_ㅠ)같은 대단한 문화적 유산들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필리핀인들에게는 나름대로 역사적인 유물들인 거고,

꽤나 대단한 장소인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가깝기나 하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요즈음엔 SS 쎄라비라던가? 하는 학원도 막탄에 캠퍼스가 있다고는 하던데,

막탄에 있는 캠퍼스들을 기준으로 했을 때를 제외한다면,

일단 세부에서 막탄섬으로 넘어가려면 메타기로 택시비 150p 기본에

멀다고 엄청나게 찡그리며 강조해대는 통에 additional 요금 20-50p 쯤은 족히 예상해야만 한다.

그런 적지 않은 택시비를 들이고, 기껏 거기까지 찾아갔는데

꼴랑 동상 하나나 십자가만 있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뻥찌고 열받겠는가? -ㅁ-;; ㅋㅋ

 

거두절미하고 그래서 나는 시티투어를 하더라도, 되도록 이런 장소들은 피해야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1:1 티쳐가 얘기하기를 4월 27일에 막탄섬에서

일종의 축제같은 것이 열린단다.

4월 27일이 하일라이트 날로써 그 앞에 일주일 동안 막탄 섬 비치 부근에서,

우리나라로 비교 하자면 어느 도시 하나에서 자기 도시 자체 축제 열듯이

크고 작은 볼거리들과, 임시 음식점들이 오픈한다고 했다.

덩그라니 동상 하나 있는 장소에 200p 이상을 들여서 보러 가기는 아깝지만,

1년에 단 한번 있는, 필리핀들에게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포함되어 있다면 구미가 댕길만 하지 않았겠는가?

세부에서 1년에 한번 1월에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인 시놀로그 축제를 제외하면

크게 국가적인 행사는 따로 없으니, 괜찮은 기회이지 싶었다.

게다가 나름대로는 램프나 조명 같은 것들로 치장한다고는 해서,ㅋㅋㅋ

야경에 사진 찍기에도 볼거리가 된다고 하니... 이 참에 한번 가보기로 결정을 했다.

 

문제는 reenactment라고 해서, 사전에서 이 단어를 찾으면

일종의 '재현' 이라고 나오는데..

그것을 보려면, 그 절정의 행사는 4월 27일 당일 오전 7시부터만 3시간 가량 진행된다고 하니..

늦지 않게 챙겨 보려면, 그리고 어느 정도의 교통 체증이 있을 것을 감안한다면

집에서 최소한 새벽 5시 정도에는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ㅁ- oh~ my god.

밤에 강하고 아침에 일어나는게 약한 나로써는,

당장 가장 친한 친구가 죽었다고 해도 일어날 수 있을지 의문인 그런 시간이 아닌가....

게다가 왔다갔다 왕복에 택시비를 400p 가량은 예상해야 하는데,

밤 배경을 보려면 밤에 가야 하고, 이 reenactment를 보려면 새벽에 가야 하니..

이 것도 참 골치였다.

혹시나 나중에 이 글을 1년 후 쯤에 보는 사람이 있다면,

흥미로워 하는 사람들을 몇몇 모아, 근처 막탄 비치에서 리조트를 잡아 하루 놀고

밤새 음주가무를 즐기며 좀 놀다가,ㅎㅎ 날 새고 새벽에 가서 보고 돌아오면 좋지 않겠나 싶다.

어쨋거나 함께 가고 싶어 하는 친구가 2명 더 있어서,

25일 금요일 밤에 한번, 27일 일요일 오전에 한번, 이렇게 2번 다녀오기로 계획을 했다.

 

바야흐로 금요일이 왔고,ㅎㅎ

모든 수업을 마치고, 저녁까지 학원 식당에서 잘 먹은 후에

행사의 밤 배경을 보기 위해 8시쯤 느지막히 집을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택시들은 눈에 불을 켜고 50p이상의 추가 요금을 요구하러 들었지만,

세부 방문도 벌써 두번째에 총 6개월 이상 묶고 있는 장기수로써..

어떻게 부끄럽게 추가 요금따위를 지불할 수 있겠느냔 말인가?!

결국 열심히 쇼부쳐서 추가 요금 없이 메타로만 막탄 '슈라인' 이라는 지역으로 갔다.

내가 세부 지역 지도를 통째로 외운 것은 아니니까,

택시 드라이버가 추가 요금 못 받아낸게 아까워서 조금 돌아서 갔다고 한다면

솔직히 할말은 없겠지만, 뭐 내가 그런것까지 다 일일히 따질 수는 없겠고,ㅎㅎ

나름 깔끔하고 좋은 차로, 무지하게 쌩쌩 달려준 고급 스피드로

약 200p 가량에 막탄 슈라인에 도착했다.

슈라인은 막탄에 많은 리조트들이 있는 비치와 근접해 있는 지역으로써,

바로 가까이에 높이 솟은 힐튼 호텔이 올려다 보였다.

 

도착하니, 확실히 나름은 먹어주는 행사라서 그런지

세부에서는 가드 외에 도통 보기 어려운 경찰들이 나와서

교통 정리를 다 하고 있었다 세상에?!

교통 법률 따위는 없어 보이는 세부에서 교통 정리라니... ㅋㅋㅋ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의 곶감 축제나, 남원의 춘향이 축제 등등처럼

천막처럼 임시로 세워진 음식점들이 더러 분포하고 있고,

1:1 티쳐가 오버하면서 설명해줄 때도,

사실 필리핀인들이 뭘 열심히 강조하면서 자랑한들

말처럼 좋았던 꼴을 본 적이 없는지라,ㅋㅋㅋ 크게 기대도 안했던 탓인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은 조명이었던 것 같다.

(100번 말하지만, 이 곳이 필리핀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다는 가정하에...ㅋㅋ)

With Seany + 16  막탄섬의 Kaduagan sa festival

크게 유명하게 먹을 것은 없었지만, 2008년 막탄 축제 기념 티셔츠를 포함한

콜론 지역 등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기념품 가게들도 더러 있었고,

필리핀 지역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램프조명도 더러 예쁘게 설치되어 있었다.

사진도 몇 장 박아주고, 돌아오는 길에는 어짜피 택시비도 많이 썼겠다 막탄에 들린 김에

세부에서 나름 유명하다고 소문난 게이바에 들렀었는데...ㅋㅋ

오늘의 주제는 요게 아니니까-ㅁ- 뭐 나중에 기회되면 말하던지 말던지 하기로 하고,ㅎㅎㅎㅎㅎ

왔다갔다 택시비 400p에 3명이서 갔는데, 한명당 택시비 삼천원 정도라고 잡는다 치면...

한번 들러보고 올 만한 그런 분위기였다.

우리 중에 누구도 갔던걸 후회했던 사람은 없었으니까.. ㅎㅎ

 

바야흐로 다시 27일 일요일 절정의 당일 아침이 왔다.

5시에 일어나주셨어야만 했지만, 감사하게도 6시 15분에 눈을 떠주셨고, -ㅁ-

부랴부랴 허둥지둥 준비를 해서 슈라인에 도착한 시간은

다행스럽게도 7시 10분 쯤이었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교통 체증이 없었고,

다만 이틀 전에 갔을 때보다는 조금 먼 거리까지 차량 통제를 하고 있어서

약간 걸어줘야 했지만, 심하게 먼 거리는 아니고,

행사를 위해 기분 좋게 걸어줄 수 있는 정도의 거리였다.

(물론 나중에 돌아올 때는 이 것도 천차만별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렸었지만-_-;;;)

 

1:1 티쳐말로는 7시부터 행사가 시작된다고 하였는데,

우리가 이미 10분 가량 늦어버린게 맞나 싶을 정도로

행사장은 이틀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다만 공군, 육군, 가드 등등 필리핀 내에 있는 군인들은 족족히 다 모였는지..

사람을 통제하기 위함인지, 그냥 뽀대빨인건지 몰라도,ㅋㅋ

하여튼 상당히 많은 수의 군인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확실히 국가적인 행사를 하는 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이틀 전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대충 지리를 익혀둔 경험을 토대로,

일찌감치 입장해서 좋은 자리를 잡고자, 문 앞에 한 3번째줄 가량에서

나름 상당히 좋은 몫을 확보하고 찌대고 있었는데..

우리 나라로 치자면 오전 7-8시 가량이면 크게 덥지도 않은데

내가 막탄 축제 간다고 하면 왜 그리 사람들이 덥다고 강조했는지가

실감이 지대로 났을 정도로.. 시간이 얼마 안 지났는데도 푹푹 찌기 시작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썬크림도 쳐바르고-ㅁ- 카우보이 모자까지 무장하고 갔지만,

30분 가량 지나니까, 아침도 못 먹은데다가 사람이 예민해지고...

게다가 물 파는 애들은 왜 이렇게 귀찮게 추근덕 거려대는건지..

한놈 가면 또 오고, 요 놈 보내면 또 저 놈 오고.... ㅠㅠㅠ

디플로멧 호텔 앞에서, 길만 건널려고 하면 얼른 타달라고

속도 줄이면서 사정없이 빵빵거려대는 택시 기사들 이후로

처음으로 죽이고픈 명단 리스트에 올리고픈 심정이었다.ㅠㅠㅠㅠㅠ

 

자리를 비운 사이, 좋은 몫 자리를 뺏기기라도 할까 두려워서

배고파도 꾹 참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9시쯤 되니까 왠 유명인사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기자들이 잔뜩 와서

막 군악대가 연주하고, 사진 찍어대고 난리를 치길래.. 곧 시작하겠구나 했건만...!!

이거 뭐.. 1시간 30분이 지나도 시작할 기미도 안 보이고...ㅠㅠ

결국 근처에서 덩킨 도너츠와 과일 쉐이크를 좀 사서 배를 채웠다.

2시간쯤 되어가니 눈에 뵈는 것도 없고,

이딴 것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추천해준 1:1 티쳐와 사단을 내고 싶고,

필리핀에서 유명한 돼지고기 통돼지 바베큐가

생각이 났을 정도로.. 내가 먹기좋게 구워져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ㅠㅠㅠㅠㅠㅠ

 

처음에 도착하자마자 군인에게 곧바로 물어봤을 때

10시 어쩌고 했을 때 곧바로 간파를 했었어야 하는 것이었는데...ㅠㅠ

티쳐 말로 7시부터 10시까지 한다기에....

10시까지면 9시에는 족히 시작해줄 거고

그럴려면 8시쯤이면 이미 입장이 시작될거라 우리 멋대로 생각한게 화근이었다.

10시가 다 되어 가니 필리피노들이 가끔 한번씩 누가 도착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소리를 질러대기도 했고,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도 높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문은 열어주지 않았다.ㅠㅠㅠ 이게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10시 10분쯤 되었을까...

커다란 음향들과 함께 쇼가 시작된듯 싶었다.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한국인은 딱 한 커플 봤고, 외국인들 더러 있고, 모두 현지인)

마구마구 벽으로 개떼같이 달라붙어 서로 사랑하기 시작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와 갔이 갔던 친구는, 자기 몸에 손이라도 대면 죽여버리기라도 할 듯이

이미 터지거나 폭발하거나 둘 중에 하나인 듯한 눈초리를 부라리고 있었는데,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지인들은 마구 가까이 들이댔다.ㅠㅠㅠㅠ

벽 바로 앞에 넉넉한 공간도 없는 것 같던데도 불구하고

필리핀인들은 서로 밀치고 당겨가고, 껴안아 가며

삼겹 정도는 형성해서 볼 틈새를 찾아 허우적 대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무슨 대단한 하이틴 연예인 하나 온다고 하면

지방 빠순이 아이들 너도 나도 달라들어서 난리치는 꼴하고 별 다를 것도 없었다.ㅠㅠㅠㅠ

내가 한국에서 원빈이나 비가 온다고 해도 이제 이런 짓은 안할 나이인데....

이게 무슨 꼴이람?! ㅠㅠㅠ

함께 간 친구는 화가 치밀대로 치밀었고, 왜 입장을 안 시켜주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나름대로 좋은 자리를 잡거나, 자리도 아닌데, 왠 꼭대기까지 마구 타고 올라가서

최대한 불편한 자세로라도... 보고 있는 현지인들은...

마구마구 쇼에 대한 반응을 불사해대는데....

현지인들 뒷꼭지만 보이는 우리로써는..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우리 여기 와서 3시간째 통구이 되서 기다렸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연히 안 될 노릇인거 알면서도, 라푸라푸 동상 위에 올라타서라도 보고픈 심정이었다.

근처 에어포스 라인에서 헬기까지 투입해서 꽃비를 뿌려대는데...ㅠㅠㅠ

아~~~ 너무너무 보고싶어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친구를 죽일 지언정, 친구 어깨 위에 올라가 서서 보고 싶었대도..ㅠㅠㅠ

1년에 한번, 딱 하루, 딱 한번만 거행되는 중요한 행사라서 그런지,

확실히 준비한 티도 많이 나고, 소리도 정말 정말 실감나게 들려왔는데.. 힝힝...

 

어찌저찌 하다가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안으로 입장이 가능하단다.

그리고 그 표는 당일에 구입은 안 되고,

미리 시티 홀에서 판매를 했었다고 한다. 아뿔싸, 세상에 ㅠㅠㅠㅠ

결국 3시간 마~~~ 냥 기다리며 목 놓아 울다가

막상 쑈 시작하고 15분도 채 안되서, 사람들 꼬라지 보고 짜증나고,

있어봐야 못 보니까 짜증나고... 그래서 그냥 발길을 돌렸다.

 

더워죽겠고, 빨리 가고 싶어 죽겠는데,

택시는 또 왜 그리 다 풀?!! ㅠㅠㅠ

별 수 없이 기분도 더럽고, 마음도 더럽고...ㅠㅠ 모든게 다 더러운데

택시를 탈 수 있는 밖까지...

처음에 걸었던 양보다 훨씬, 훨씬 훠어어어얼씬~~~ 많이 걸어서

밖까지 나오려니 정말 사람 죽일 노릇이었다.

 

결국 자포자기 하고 허심탄회하게 걸어오다가

걸어오는 길목에 막탄 CELI캠퍼스를 보았다.

마침 학생증도 지참한터라, 조금 쉬어도 갈 겸

여기까지 왔다 그냥 가는 것도 아까운데 안이나 구경하자는 차원에서

가드한테 이래저래 설명하니 군말 없이 들여보내줬다.

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의 그 천국같음이란!!!!!!!

CELI 라모스 캠퍼스보다 천배는 시원하게 느껴지는 에어컨....ㅠㅠ

온 세상이 다시금 사랑스럽게 보이면서, 약간 더럽던 기분이 사그라들었다.

막탄 CELI캠퍼스 역시도 라모스 캠퍼스와 마찬가지로

빌딩 하나 내에 여러가지 회사가 공존 하고 있었는데,

막탄 캠퍼스에는 콜센터를 비롯한 패션 티비 컴퍼니 등등이 있다고 했다.

학원은 2층에 있었고, 빌딩시설이 어찌나 좋은지...

세부에 어지간한 고급 호텔 로비에 온 것보다 더 좋은 인상을 받았다.

학원 역시도 얼마나 좋은지!!!!!

세리 캠퍼스 시설 좋다는 말이야 한 두번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제껏 라모스 캠퍼스 좋은 줄만 알고 살았는데,

막탄 캠퍼스를 보는 순간, 우리 시설은 완전 열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세부 라운지 갱 매니져님이 막탄 캠퍼스로 온 학생들

방문 데이 가려면 무지 멀고 힘드시겄꾸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몹시 후지다고 고쳐 써야될랑가?? ㅋㅋ)

학원 로비에 스텝에게 설명을 하고, 학원 안도 전부 구경 했는데...

막탄 캠퍼스는 생긴지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모든 것이 다 쌔거 쌔거 새거!!!!!!!

강의실도 쌔거, 1:1 방마다 완전 대궐처럼 넓고,ㅋㅋㅋ (오버 최고..)

책상, 의자 다 쌔거... 화장실이 완전 라모스 캠퍼스 로비만 하고!!!

너무 좋은 것은, 완전 편하게도 호텔 시설이 강의실 복도 바로 옆 복도에 붙어 있다!!!

수업 듣다가 중간에 공간 시간에 잠깐 가서 쉬고, 눈도 붙이고... 얼마나 좋아? ㅠㅠㅠ

따로 휴게실이 필요도 없을 것 같은 수준의 환경......

정말 좋다...!!! 그 말 밖에는 안 나오는 그런 시설이었다.

남은 한 달을 막탄 캠퍼스로 옮겨달라고 해볼까?! 하는 심정일 정도였다.

 

어쨋거나 구경 잘 하고, 땀도 충분히 식힌 후에,

막탄 캠퍼스 앞에서 택시가 잘 안 잡히길래,

지프니를 타고, SM몰까지 와서 다시 택시를 탔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는 지프니 30p에 택시비 70p, 총 100p 정도가 들었다.

 

나중에 티쳐를 잡아 먹을려고 하면서 물어보니,

예년까지는 이런 경우가 한번도 없었는데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하면서,

올해는 특이하게도 필리핀에서 너무나 유명하고 인기 많은 권투 선수인

마니 빠끼아오라는 선수가 reenactment 쇼의 주연역인 라푸라푸 역을 맡은 데다가

상대배우인 마젤란 역시도 유명한 배우 중에 한 명이었던 터라서

올해부터 처음으로 티켓도 팔았던 것이고, 시작도 늦어진 것이라 했다.

게다가 티켓도 사실상 굉장한 VIP들을 위한 것으로 보이긴 했지만,

시티홀에서 미리 구입했으면 꼴랑 10p밖에 안되는 가격이었다고 했다.ㅠㅠㅠ

그래.. 작년까지만 해도 모두에게 무료였으니...

나름일리있는 가격일 수밖에........ 10페소라니!!! ㅠㅠㅠㅠ

어쨋거나 바로 다음날 신문을 통해 찍혀진 수많은 현란하고 컬러풀한

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쓰린 가슴을 움켜쥐고 좌절해야만 했고..

내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속이 상했을 뿐이지,

볼 수만 있었더라면 충분히 의미 깊고,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그런 행사임에 틀림 없었다.

주연역을 맡았던 유명한 배우들 외에도,

가설 무대가 아닌, 실제로 진짜 비치와 진짜 바다를 무대로 그 안에 설치된..

예쁘게 장식된 배와, 멋지게 잘 분장한 수많은 배우들..

그리고 실제와도 같은 폭탄 소리 등등....

필리핀 그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웠던 군인들을 한꺼번에 본 것만 하더라도

벌써 꽤나 볼 거리가 되었었다.

 

훗날에 2009년 즈음에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가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1월에 방문하는 사람은 시놀로그를 볼 수 있지만,

사실 필리핀의 여름인 이 기간에 오면...

딱히 할 것도 없고... 쫌 심심할 때가 많다.

좀 찾아가기도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기왕 필리핀까지 온 거

한번 찾아간다면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 순간 흥분해서 너무 많이 주절댔더니 힘들어 죽겠따,ㅋㅋㅋ

무슨 놈의 글 하나를 1시간 반 동안 써버렸다^^;;;

이 다음에는 좀 진정해 봐야겠다.  휴~~  조절이 안돼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