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 곳 CELI 학원의 장점 한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한다.

지금 이야기 하려는 장점은,

CELI의 장점 중에서 이미 가장 유명한 것이겠지만

바로 그 어느 학원보다도 일본 학생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CELI에서 그만큼 많이 등록을 받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하도 많은 일본인 학생들이 다녀가니까

일본인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것인지 잘은 몰라도....

정말로.... 참으로 많다^^;;

좀 오버해서 말하자면, 학원 내에 총 50-60명 정도의 학생이 있는데.

60-70프로가 일본인이고, 20-30프로가 한국인,

그리고 나머지 10프로가 베트남이나 기타 나라에서 온 것 같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씨필즈와 같은 규모가 큰 학원에도 일본 학생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500여명이 되는 학원에.. 비율상으로 따져 보면

일본인 학생과 룸메이트가 된다는 일은 그다지 쉬운 경우의 수는 아니다.

그리고 숫자가 적을 수록,

일본인들은 그냥 일본인들끼리 뭉치게 되기가 더 쉬운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자기가 마음 먹고 밖에 나가 영어를 잘 쓰는 친구를 사귀지 않는 이상은

혹은 저녁이나, 주말 시간을 이용해 티쳐와 외출하지 않는 이상은

수업 시간 외에는 영어를 쓴다는 것이 굉장히 희박해진다.

그러나 CELI에서는 정말 상황이 다르다.

 

앞전의 내 일기에서 첫 날에 공항에 내려 막 호텔에 도착하여

노크를 했더니 일본인 룸메이트가 빼꼼히 문을 열어

반가히 날 맞이했다고 썼던 것을 기억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영어 실력의 향상을 위한 학원의 기본 방침인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대체적으로 큰 이변이 없는 이상은

일본인과 한국인 학생이 한 방을 쓰는 경우가 기본인 것 같다.

CELI에서는 매주 수요일에만 Request(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있는데,

혹여나 본인이 정말 같은 국적의 친구와 꼭 함께 방을 쓰고 싶다면

이 날을 통해 리퀘스트를 한다거나 해야 비로소 방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이고,

그렇지 않으면 기본이 다른 국적 학생과 방을 쓰게 되는 것 같다.

현재 학원에 소수의 베트남 학생들도 5명 정도 있는 것 같은데

이들 중에 몇몇도 호텔 생활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이번 주에 막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나와 함께 3주간을 생활했던 일본인 룸메이트는

이미 캐나다에서 여러 개월을 거쳐서 연수를 한 후에 이 곳에 온지라

영어를 곧잘 하는 편이었다.

이 곳에서 역시 주말에도 쉬지 않고 도서관에 가 공부를 하곤 했는데,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때문인지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특유의 억양을 느끼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그 것이 나에게는 꽤나 커다란 메리트가 되었다.

나 역시도 이 앞전에 이미 한 번의 세부 연수 경험이 있는지라

우리 둘이는 방에서도 곧잘 대화를 하곤 했다.

사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친구와 영어로 대화를 할 수만 있다면

꼭 수업시간이고 아니고가 무엇이 대수겠는가?

결국은 나와 같은 언어를 쓰지 않는 상대방과 대화를 하고자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녀는 이 곳에서 이미 8주의 생활을 더 했기 때문인지

내가 생각했을 때에 나 자신보다 꽤나 높은 수준의 문법 실력을 가지고 있는 듯 해서

그녀가 하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아.. 저 말을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고

고급스럽게 여겨지는 표현들을 그녀로부터 배우기도 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줏어(^^?) 듣는 표현들은

때로 책에 있는 수많은 문장들을 달달 외어 익히는 것보다

오래 기억에 남고, 또 이 다음번에 쉽게 사용하게 될 때가 많다.

 

일본과 한국이 아무리 가까운 나라라고는 해도

문화적으로 알게 모르게 차이가 많고,

또 같은 나라 사람이라 한들 성격이 다르면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맞춰준다는게 꽤나 골치를 썩힐 수 있는데..

우리 역시 물론 다른 것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아침 8시부터 연달아 3교시 수업이 있는 것이며,

주말에 생활 패턴도 대충 비슷했던 덕분에

둘 중에 아무라도 먼저 일어나면 서로 깨워주고,

수업을 마치고 나서 좀 피곤하면 같이 방에 돌아와 낮잠도 자고,

주말이면 적당히 늦잠을 넉넉히 자고 일어나

여유롭게 준비하면서 1-2시간씩 수다를 떠는 둥...

3주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을 함께 했지만,

정말 많은 정이 들어버려서 그녀를 떠나보낼때 눈가가 참 많이 욱씬거렸었다.

 

이 것은 비단 룸메이트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규모가 엄청 커서 식당만 하더라도 몇 칸으로 나누어진 시필스와는 달리

이 곳은 학생이 적고, 밥 먹는 시간도 서로 각자 달라서 그런지

딱 보자마자 '에게? 저게 고작 식당이야?' 소리가 나왔을 정도로

왜소한 크기에 적당한 크기만을 갖추고 있다.

그 단점이 바로 장점으로 연결이 되어서

한창 때인 식사 시간에는 학상 식당이 풀만원이 되기 때문에

바로 옆자리에 일본인, 한국인, 베트남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는 일이

잦거나 빈번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일상이 된다^^;;

그렇다 보니 같은 반 친구인 타국적의 학생과 우연히 마주쳐 같이 밥을 먹는달지

심지어 나와는 전혀 연고가 없는 학생이라고 할지라도

좁은 학원 내에서 몇 번 마주쳐서 얼굴이 익숙하다 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눈인사를 건네고, 또 식사를 하는 도중에

몇 마디 건네다 보면 금새 친해져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영어로만 대화가 가능한 친구와

함께 먹고, 함께 잠을 잘 수 있는데...

굳이 수업 시간이 아니라 한들,

영어를 쓰는데 있어서 무엇이 문제겠는가?

물론 티쳐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서로에 대한

문법을 고쳐준다거나, 옳은 표현을 가르쳐 줄 정도는 못된다 하더라도

적어도 항상 영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낯설음이 없어지고,

영어를 사용한다는 사고가 머리에 박히게 된다는게 중요한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연달아 계속 너무 지루한 이야기만 했던 것 같아서

이 다음 편에서는 좀 독특한 경험이었던,

이 곳에서 풋살(축구 경기 종목 중에 한가지??)을 하러 갔던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다음 편에서 다시 만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