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방식과 선생님들에 대한 의견을 적어보겠습니다.

안타까운 점이 좀 있습니다.

첫째는 배짱입니다.

 

필리핀 어학연수의 최대 강점은 바로 1:1 수업입니다.

저 또한 하루에 4시간의 1:1 수업이 있구요.

1:1 수업이 좋은 점은 말할 기회가 많다는 거죠.

예를 들어 1:4나 1:8 그룹 수업은 학생 한 명이 발표를 하거나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는 동안 다른 학생들은 그것을 듣거나 자신의 발언을 

준비하지만, 1:1 수업은 선생님과 나, 철저하게 둘이서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수업하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발화량이 많아지겠죠.

그런데 내 영어가 틀릴까봐, 부끄러우니까,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수업 시간 내내 입을 꾹 다무는 학생들이 더러 있습니다.

1:1 수업이 강점인 필리핀 어학연수의 목적이 그 의미를 잃는 거죠.

내가 여기 왜 온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틀리더라도 얼굴에 철판 쫙 깔고 계속 뭔가를 이야기하면 할수록 얻어가는 게 많은 곳입니다.

 

둘째는 고정관념입니다.

특히 한국인들은 '선생은 가르치는 사람이니까 나에게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선생은 발음이 좋아야 하고, 잘 가르쳐야 하고, 

막힘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어학연수 생활에서는 선생님이 아닌, 내가 학습의 관건이며 선생님은 그저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능동적인 입장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로 내가 말하고, 문제를 풀면 선생님은 그걸 올바로 고쳐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하며

내가 많이 말하지 않고, 숙제를 하지 않는 이상 실력은 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발음보다는 바른 문법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한국인입니다. Native Speaker가 될 수 없습니다. 현지인 선생님들도 그렇죠.

반기문 UN총장의 영어 발음은 전형적인 한국인의 그것이지만, 미국인들이 인정하는 달변가입니다.

선생님이나 본인의 발음을 전혀 신경쓰지 말라는 뜻은 아니지만,

본인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서 발음이나 설명 방식 등을 이유로 들어 선생의 자질을 문제 삼는 학생들이 자주 보여 몇 자 적어봅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인지 나쁜 선생님인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교재의 진도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굉장히 수업료가 비싼 free talking에 주력하려고 노력합니다.

쉽게 말해 선생님들과 최대한 수다를 떨어보려고 노력한다는 뜻이죠ㅋ

선생님들이 내게 외울 것을, 숙제를 많이 내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교재 진도의 속도가 매우 더딘데도 불구하고 실력은 확실히 늘고 있습니다.

생각의 틀을 깨보는 것이 어떨까요?

나도 모르게 한국의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