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금주 목요일부터 내일인 일요일까지 긴 연휴기간이다.
글쎄... 적지 않은 돈을 내고 공부하러 온 학생들에게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게 휴일을 즐기고 있다.
한인 친구들과 한인 식당과 술집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고 해서
되도록 이면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부족한 공부를 하는 등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첫 날 이었던 목요일에는 늦은 잠을 자고 점심을 맛있게 먹고 룸메이트와 클레스 메이트 누나와 차피스에서 굉장히 가까이에 있는 카페에 가 커피를 마셨다.
룸메이트와는 ROTC 동기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는데 클레스메이트 누나와는 친해지기가 어려웠다.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듣더라도 모든 대화를 영어로 해야되니 골치 아파 대화 자체를 피해왔던 것이었다.
그러나 캠퍼스 밖에서는 한글 사용이 자유로워 누나와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34살 늦은 나이에 직장을 관두고 영어에 대한 꿈을 좇아 이곳에 온 누나가 정말 멋있었다.
한 번 사는 인생, 남 눈치 안보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누나의 말을 들으며 마음 한 구석에서는 존경심마저 들었던 것 같다.
무척 오랜만에 마시는 커피라 맛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카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다.
셋다 한국 나이로 치면 적지 않은 나이라 그런지 서로 이해하는 부분들도 많았고 응원해주기도 하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어제는 룸메이트 덕분에 현지인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룸메이트는 나와는 다르게 굉장히 외향적인 성격이라 처음보는 사람과도 금방 친해지는 능력이 있다.
소심한 나로서는 굉장히 부러운 능력이 아닐 수 없다.
무튼 현지인 친구들과 맥주 한 잔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참 좋았다.
뭐라고 하는지 잘 안들려서 때론 무척 답답하기도 하고, 내 의사를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없으니 또 답답했다.
그치만 현지인 친구들이 우리를 많이 이해해줘서 의사소통하는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던 것 같다.
생전처음 외국인과 놀아봐서 굉장히 뜻 깊었고, 또한 영어공부의 연장선 상에 있었기 때문에 유익했던 것 같다.
금새 정이 들어버려서 헤어질 때는 얼마나 아쉽던지...
서로의 꿈에 대해 축복을 아끼지 않으며 언젠가 다시 만나자며 이야기하고는 캠퍼스로 돌아왔다.
아 좋다~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도 공부겠지만 이런 것도 또 하나의 인생공부가 아니겠는가...
(사진은 차피스 캠퍼스에서 좌측으로 1분 거리에 있는 카페 안젤로 사진이다... 비싸지만 괜찮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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