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잃은 새 (2009-03-23 18:5)

윗 분과 연결되는 글인것 같아 묶어서 제 생각을 말씀 드리면요.

바기오 쪽에 있는 모든 어학원 싸잡아서 몰아세우지는 마세욥. 공부 열심히 잘, 돈 낸 만큼 해택 받으며 잘 공부하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서 학원이름까지 얘기하면 광고가 되니까 생략하고요, 님께서 파인스라는 어학원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부분은 시설이나 식사, 수업의 질과 같은 부분은 아닌 듯 하고 매니저들의 태도와 불만처리 부분, 영어사용의 빈도수 정도가 되는 듯 하네요.

제 경험에 비추어 일단 몇 말씀 드리자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께서는 그나마 이렇게 하소연할때라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님의 하소연이 올라오면 여기 필자에서 사실조사 들어가서 시정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유학원에서 어학원을 직접운영하는 것이 아닌지라 견제의 방법에는 한계가 있지만, 대화의 창구조차 없는 유학원과 비교해 보았을 때에는 좀 더 믿을 수 있는 곳이 여기인 듯 합니다. 참고로 제가 아주 사나운 꼴 당했을 때 필자 덕분에 살아 남은 케이스라 그것은 제가 보장 드릴 수 있고요.

보아하니 파인스의 직원들이 꽤나 말이 안통하는 분들인가 봅니다. 그런데 그곳이 스파르타라면서요, 그들의 대응태도가 님이 그들의 규정에 맞게 생활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런 몹쓸태도를 보였다면 사실근거를 수집 후에 유학원 쪽에 통보해 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본인 외에 다른 분들의 사례도 함께요.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본인의 생활적응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드리는 것은 저도 꽤 파란만장을 경험했던지라...

저는 바기오를 거쳐 마닐라를 잠시 스쳐 지금은 세부에 있는데요.
마닐라 어디가서 그렇게 발음 좋은 영어로 대화를 자주 하셨다는 뵙지 못했습니다. 바기오, 마닐라, 세부 등에서 제가 느끼는 영어사용 빈도수는 큰차이가 나지도 않고 거기에 덧 붙여 발음 퀄리티를 따진다는 것이 좀 우습지요. 발음과 영어노출 빈도수에 관한 지역적 차이에 대한 편견은 지우셔도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어학원 선택에 있어서 본인의 성향에 맞는 학원을 잘 고르시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는 것과 작게는 백여명에서 많게는 몇백명에 이르는 인원들의 불만사항을 몇몇의 매니저들이 완벽하게 해결해 주기는 쉽지 않다는 점 조금만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Ian (2009-08-01 21:4)

인터넷 서핑 중에 잠시 들렀다가 글 보고 몇자 적습니다. 전 바기오 파인스어학원에서 06년 9월부터 07년 3월까지 6개월동안 공부했던 사람인데요. 제 생각이랑은 조금 다르시네요.

전 그곳에서 반년을 머무는 동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평생 잊지 못할 여러 가지 추억을 만들어 왔습니다. 처음 바기오라는 낯선 곳으로 가기 전에는 저 역시 반신반의한 상태였지만, 그 곳 문화와 생활에 적응하고 학원 스케줄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업을 따라가며 꽤나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에 제가 알던 스텝들은 학생들이 영어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나름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분들이었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자주 어울릴 수 있도록 꽤나 배려를 해 주셨습니다. 선생님들 또한 학생들과 어울리며 선생과 제자의 관계가 아닌 친구와 친구 간의 관계를 이끌어가시려 많이 노력하셨구요.

영어 사용에 관해서도 한말씀 드리면, 제가 그 당시에 학원 선택을 위해 찾았던 정보들에 의하면 마닐라가 바기오에 비해 필리피노들과의 대화 기회가 많다는 내용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마닐라나 세부가 스파르타식 학습방법을 지향하는 바기오에 비해 수업시간이 적어 수업 이후에 놀기가 좋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결국은 자신이 수업 외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외국인과의 대화의 폭을 넓힐 수도, 좁힐 수도 있는 겁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바기오 파인스의 경우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정규수업이 정해져 있고 6시 이후부터는 개인시간이 주어졌는데, 이렇게 놓고 보면 마닐라나 세부의 학원에서 수업을 들은 뒤 조금 이른 시간에 끝나 한국인들과 어울려 노는 학생들(수업 이후 공부를 하거나 외국인들과 시간을 보내는 학생은 제외)보다는 바기오의 학원에서 강제적으로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듣는 것이 필리피노 또는 외국인들에게 노출되는 시간적 측면에서 더 효과가 높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학원들의 시스템은 최소한의 조건만 만들어줄 뿐, 근본적으로 영어환경의 노출 정도는 자신의 의지와 긍정적인 마인드에 의해 결정된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혹여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미주,유럽권 어학연수와 필리핀 등의 아시아권 어학연수 사이에서 고민하고 계실 분이 있을지 몰라서 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가끔 '필리핀 영어는 수준이 떨어진다','필리핀 영어는 발음이 엉망이다','영어하면 미국,영국,캐나다,호주'라는 등의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죠.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건,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중에 필리핀에서 영어 연수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분은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것입니다. 그분들은 필리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을 두루 돌아보신 후의 판단으로 말씀하시는 걸까요?
6개월여를 필리핀에서 보내고 며칠 동안 호주여행을 해보면서 제가 느낀 건, 호주에서 들었던 영어와 필리핀에서 들었던 영어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겁니다. 호주에 있는 동안에도 현지인들과의 의사소통에 크게 문제가 없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자꾸 파인스 얘기가 나와서 좀 그렇긴 한데...제가 접했던 튜터들은 다들 만족스런 수준의 영어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몇몇 분들은 차고 넘치는 영어실력이 있음에도 네이티브와 좀 더 유사한 영어발음을 습득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발음공부를 하더군요. 이렇게나 실력이 있고 이렇게나 많은 노력을 하는 분들인데 단지 우리나라보다 못 산다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의 못박힌 고정관념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오히려 남을 깍아 내릴만큼의 실력도 가지지 않은 채 단지 주변인들이 하는 말만 듣고 겪어보지도 않은 것들을 평가하는 사람들을 질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정통 영어권 나라, 비정통 영어권 나라. 영어 초보에게 이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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